『길에서 길을 찾다』는 지금은 사제가 된 저자가 신학생 시절 떠났던 40일 동안의 무전여행을 기록한 여행 에세이집이다. 저자는 예수님의 광야 체험을 직접 겪어 보고자 무일푼으로 다니며, 히치하이크를 통해 이동하고, 노숙하고 걸식했다. 그렇게 하느님께, 그리고 사람들의 인정과 베풂에 자신을 내맡겼던 저자는 전국 여행을 마치면서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는 결론을 내린다. 일상에서 벗어나 빈손으로 훌훌 떠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이들에게 이 책은 단순한 여행의 재미를 넘어 새로운 위로와 용기를 건넨다.
가톨릭출판사에서는 2012년에 출간되어 오랫동안 스테디셀러로 사랑받아 온 이 책을 이번에 산뜻한 표지로 새롭게 출간하였다. 코로나로 인한 고립의 시간을 겪고 있는 우리들 삶 어딘가가 저자가 걸었던 여행과 비슷하게 광야에서의 40일을 닮아 있다는 생각에서다. 전국을 일주하며 만난 광야에서 저자가 깨달은 것들을 독자들도 깨닫기를 바라며 이 책을 새로 개정하였다. 저자가 전국을 일주하며 직접 찍은 사진들은 더 보기 좋게 배열하였고, 글자도 더 시원하게 눈에 들어올 수 있도록 재편집하였다.
느리게, 더 느리게. 그것이 바로 세상을 다시 보는 길인 것 같다. 본래는 ‘광야에서의 40일’을 보내기로 마음먹었지만, 순례의 끝 무렵에 다시 만난 이 길은 너무도 아름다웠다. 전혀 알지 못했던 지명들, 있는지조차 몰랐던 나무 벤치와 길가의 가게들, 길섶에 핀 들꽃과 나무들. 모든 것이 새롭게 다가왔다. 급할 것도 없이, 조금 가다가 힘들면 쉬어 가고, 그러다가 졸리면 풀밭에 누워 잠을 자고. 한숨 자고 일어나서 하늘 한 번 바라보고 다시 일어나 걷고……. 내 곁을 달리는 자동차가 하나도 부럽지 않았다. 천천히, 두 발로 걷는 이 길이 내겐 훨씬 소중했으니까.
- 265쪽, ‘느리게 더 느리게’ 중에서
Contents
추천의 말씀 - 저자의 체험이 한 줄기 빛이 되기를……· 4
머리말 - 길을 떠나며· 7
1부 길 떠남
길 위에 서다· 20
구 여섯 알이 가져다준 행복· 29
도시의 사마리아인· 37
순대국밥과 막국수, 그 작은 행복· 46
이름 없는 순례자· 54
달빛 요정 역전 만루 홈런· 61
정동진에서 버터플라이!· 66
행복은 충만함이 아닌, 부족함에서· 74
우리는 대체 왜 걷는 거지?· 80
하회 마을, 박제가 되어 버린 과거· 85
2부 왜 하필 무전여행이야?
하느님을 만나는 방법· 98
환상에서 일상으로· 103
어느 열성 개신교인의 하루· 108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준다는 것은· 114
멈추지 않는 빗줄기· 119
과거와 만나다· 125
왕 소심 형제의 무전여행· 132
원기 회복의 시간· 136
길 위에서 생을 자축하다· 141
우리는 왜 성당을 찾았던 걸까· 145
3부 가난, 가난, 가난
보리빵 다섯 개, 옥수수 다섯 개· 156
알 만한 신자가 남의 성당에 와서· 160
청년 엠티라고요?· 165
우리들의 천국, 당신들의 천국· 171
보성의 차밭에서· 177
길 위에서의 두 번째 첫 미사· 185
역에서 노숙한다는 것은· 189
인연· 197
전주, 전주, 전주!· 203
잡지에서 본 작은 성당을 찾아· 209
4부 가난에 대한 찬가
충남으로 들어오다· 220
댓 씽 유 두· 225
길 위에서 캠프 준비?· 230
그저 감사할 따름· 235
아이들과 하나가 되다· 241
우리가 출발했던 그곳으로· 248
전의 성당에서의 하룻밤· 253
오랜만의 해후· 259
느리게 더 느리게· 264
광야에서의 마지막 밤· 270
맺음말 - 다시, 길을 떠나며· 276
Author
문재상
문재상 안드레아 신부, 서울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여러 번의 이사를 하며 ‘길 위의 삶’에 익숙해졌다. 불교계 중학교를 다니며 구도의 길을 꿈꾸게 되었고, 고등학교 시절에 그 진리를 하느님 안에서 찾기로 결정했다. 하느님을 만나겠다고 그 삶에 투신했지만,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아 가고 있다. 지금도 여전히 엎치락뒤치락 넘어지고 깨지며 살아가고 있지만, 그 넘어짐이, 그 상처가 즐겁기만 하다. 2011년에 사제품을 받고 지금은 독일 프라이부르크에서 까리따스 신학을 공부하고 있다.
문재상 안드레아 신부, 서울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여러 번의 이사를 하며 ‘길 위의 삶’에 익숙해졌다. 불교계 중학교를 다니며 구도의 길을 꿈꾸게 되었고, 고등학교 시절에 그 진리를 하느님 안에서 찾기로 결정했다. 하느님을 만나겠다고 그 삶에 투신했지만,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아 가고 있다. 지금도 여전히 엎치락뒤치락 넘어지고 깨지며 살아가고 있지만, 그 넘어짐이, 그 상처가 즐겁기만 하다. 2011년에 사제품을 받고 지금은 독일 프라이부르크에서 까리따스 신학을 공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