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한 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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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cation Date 2024/04/24
Pages/Weight/Size 128*205*20mm
ISBN 9788932042725
Categories 소설/시/희곡 > 시/희곡
Description
시인 이병률의 일곱번째 시집 『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한 적』이 문학과지성사 시인선 601번으로 출간되었다. 사랑이라는 명명하에 바닷빛과 하늘빛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테두리와 낮은 채도의 소라색 바탕이 겹쳐진 이번 시집은 마치 파블로 피카소가 절친한 친구의 자살 이후 짙은 푸른색만을 고집했던 청색시대(1901~1904)를 연상시킨다. 파리에서 좀처럼 적응을 하지 못한 채 궁핍한 생활을 이어나가던 청년 피카소의 눈에 들어온 것은 다름 아닌, 맹인 남자, 웅크린 여인, 압생트를 마시는 사람과 같은 거리의 빈민자였다. 오늘날 피카소의 작품을 보면 청년 예술가의 불안함과 인간으로 살아가는 일의 고독함을 느낄 수 있는데, 그 이면에는 무엇보다 인간의 텅 빈 눈동자와 살가죽 위로 드러난 단단한 뼈마디를 짙은 밤하늘과 심연의 바닷빛으로 고스란히 담아내려 한 예술가의 가냘픈 사랑이 있었다.

이병률 시의 아릿한 문장과 지워지지 않는 허기 역시 시인의 시선 끝에는 늘 “무언가에 가까워지려 애쓰는 사람들”(「청춘에게」) 다시금 “시적인 얼굴이 되”(「완독회」)는 이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반드시 떠나야만 하는 숙명을 짊어진 채로 늘 어딘가로 향하면서도 “더 사랑해야 할 몇몇 얼굴들”(「기차역」)을 되새기고 길 한 가운데 쭈그려 앉아 “쓰러져 누운 강아지 한 마리를 쓰다듬”는 노인을 보며 인간답게 사는 삶을 연습하는 것. 이렇듯 이병률의 시는 자신이 목도한 사랑을 지나치지 않기 위해 몇 번이고 걸음을 멈춰 선다. 자기 자신의 무게만으로도 한없이 쓸쓸하면서도 타인을 향한 선한 사랑과 연민을 거두지 못하는 그는, 과거 파리에서 지독한 습작기를 보내고 시인이 되어 돌아온 그 순간부터 푸르른 외로움을 딛고 더 밝고 환한 사랑의 세계를 보여주며 시대적 감수성이 무엇인지를 보여주었다. 그런 그에게 청춘을 빚지지 않은 이가 또 있을까.
Contents
시인의 말

1부

어떤 그림 | 공원 닫는 시간 | 명령 | 아주 오래전부터 | 언젠가는 알게 될 모두의 것들 | 종소리 | 줄 | 농밀 | 기차표 | 어질어질 | 폭설 | 그런 것처럼 | 오늘의 가능성

2부

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한 적 | 청춘에게 | 시계를 풀어 흔들어줘 | 사랑 | 사랑 | 사람 귤(橘) | 집을 봐드립니다 | 원했던 바다 | 낮달 | 한 달 | 꼬리 | 바람과 봉지 | 나는 압니다 | 상실의 배 | 오래 만났다는 사실만으로 사이를 유지할 수는 없다 | 완독회 | 과녁 | 몸에게 | 흙냄새 | 장미 나무 그늘 아래 | 물든 잎

3부

킬리만자로의 눈 | 우리는 누구나 바다로 간다 하지만 | 어떻게도 떨쳐낼 수 없이 모두가 그 사이 중간에 있다 | 이면지 뭉치 | 우산의 탄생 | 경력서 | 어린 시인에게 | 멀리서 한국어를 배우려는 당신에게 | 내가 죽어 누워 있을 때 | 한쪽 날개와 반대쪽 날개 | 배역에 대한 고민 | 흰곰이 나타났다 | 기차는 칭다오에서 출발한다 | 친구 | 하산 | 인간은 연습한다 | 내가 소년의 딱지를 뗀 세상의 첫날 | 바싹 자른 연결 부위 | 누가 내게 술 한잔을 사줘도 되느냐고 물었어 | 마음은 꽃게 | 소년에게

4부

해변의 절벽 | 이것도 다 매듭을 풀려는 것 아니겠습니까 | 그네 | 어느 가게 유리에 찍힌 이마 자국 | 잠시 커튼 이야기 | 환풍 | 가을의 우체국 | 이삿날 | 재워줍니다 이별은 덤이고요 | 조각들을 좋아해 | 내가 원하는 것 | 안 보고 싶은 마음 | 누락 | 공항에서

해설
사랑한 적, 사랑할 적 · 이광호
Author
이병률
1967년 충북 제천에서 태어났다.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1995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시 「좋은 사람들」,「그날엔」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시힘’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시집 『당신은 어딘가로 가려 한다』, 『바람의 사생활』, 『찬란』, 『눈사람 여관』, 『바다는 잘 있습니다』 등과 여행산문집 『끌림』,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내 옆에 있는 사람』, 산문집 『혼자가 혼자에게』가 있으며, 제11회 현대시학 작품상, 발견문학상을 수상했다.

그는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들을 순서대로 적어내려가기 위해 글쓰기를 시작했다가 실수처럼 그 길로 접어들었다. 스무 살, 카메라의 묘한 생김새에 끌려 중고카메라를 샀고 그 후로 간혹 사진적인 삶을 산다. 사람 속에 있는 것, 그 사람의 냄새를 참지 못하여 자주 먼 길을 떠나며 오래지 않아 돌아와 사람 속에 있다. 달라지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진실이 존재하므로 달라지기 위해 애쓸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안다. 전기의 힘으로 작동하는 사물에 죽도록 약하며 한번 몸속에 들어온 지방이 빠져나가지 않는 체질로 인해 자주 굶으며 또한 폭식한다. 술 마시지 않는 사람과는 친해지지 않는다. 시간을 바라볼 줄 아는 나이가 되었으며 정상적이지 못한 기분에 수문을 열어줘야 할 땐 속도, 초콜릿, 이어폰 등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일방적인 것은 도저히 참지 못하나 간혹 당신에게 일방적이기도 하다.
1967년 충북 제천에서 태어났다.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1995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시 「좋은 사람들」,「그날엔」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시힘’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시집 『당신은 어딘가로 가려 한다』, 『바람의 사생활』, 『찬란』, 『눈사람 여관』, 『바다는 잘 있습니다』 등과 여행산문집 『끌림』,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내 옆에 있는 사람』, 산문집 『혼자가 혼자에게』가 있으며, 제11회 현대시학 작품상, 발견문학상을 수상했다.

그는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들을 순서대로 적어내려가기 위해 글쓰기를 시작했다가 실수처럼 그 길로 접어들었다. 스무 살, 카메라의 묘한 생김새에 끌려 중고카메라를 샀고 그 후로 간혹 사진적인 삶을 산다. 사람 속에 있는 것, 그 사람의 냄새를 참지 못하여 자주 먼 길을 떠나며 오래지 않아 돌아와 사람 속에 있다. 달라지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진실이 존재하므로 달라지기 위해 애쓸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안다. 전기의 힘으로 작동하는 사물에 죽도록 약하며 한번 몸속에 들어온 지방이 빠져나가지 않는 체질로 인해 자주 굶으며 또한 폭식한다. 술 마시지 않는 사람과는 친해지지 않는다. 시간을 바라볼 줄 아는 나이가 되었으며 정상적이지 못한 기분에 수문을 열어줘야 할 땐 속도, 초콜릿, 이어폰 등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일방적인 것은 도저히 참지 못하나 간혹 당신에게 일방적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