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주의 혁명은 돈의 매개로부터 언어의 매개로
사회를 번역하는 것이다.
그것은 사회적 실천의 차원에서 행해진 언어로의 전회다.”
철학자이자 예술비평가 보리스 그로이스의 ‘소비에트 공산주의’에 대한 도발적인 해석을 담은 『코뮤니스트 후기』가 출간되었다. 그로이스는 중요성과 명성에 비해 그간 한국에서 소개가 미미했다고 할 수 있다. 1995년 “아방가르드와 현대성”이란 제목으로 출간되었던 첫 저서 『스탈린의 종합예술』 이후로는, 그의 논문이 포함된 몇 권의 책들이 소개되었을 뿐 그로이스 철학의 전모를 마주할 수 있는 기회는 드물었다. 한국에서 그는 오히려 동시대 예술 현장에서 활발하게 작업하는 전문 큐레이터로 더 알려졌는데, 때문에 그가 이번 책에서 ‘공산주의’를 본격적인 고찰의 대상으로 삼았다는 것은 다소 의외로 여겨질 수도 있다. 사실 정치와 미학의 교차 문제를 집요하게 탐색해온 소비에트 아방가르드 전문가로 그로이스를 알아온 사람에게조차 이 책은 놀라움을 안긴다. 마르크스가 월스트리트에서 사랑받는 반면정작 러시아에서는 러시아 혁명을 기념조차 하지 않게 된 오늘날의 상황에서, ‘코뮤니스트 후기’이라니 그는 대체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인가? 그로이스는 철학과 언어가 지배했던 스탈린주의적 사회야말로 공산주의적 세계였다고 단언하며, 결코 사면될 수 없는 사악한 음모적 정치가로 여겨져온 스탈린을 진정한 공산주의 철학자로 구원해낸다. 그 누구도 쉽게 동의하기 힘들 주장을 펼치며 우리의 상식과 합의를 깨뜨리는 그로이스의 기상천외한 이 책은, 오늘날 거의 불가능해진 것으로 보이는 유토피아로서의 공산주의를 사고하는 데 중요한 지침을 마련해준다.
Contents
서문
제1장 사회의 언어화
제2장 역설이 지배할 때
제3장 밖에서 본 공산주의
제4장 철학의 왕국: 메타노이아의 관리
옮긴이의 글
추천의 글_서동진
Author
보리스 그로이스,김수환
철학자이자 예술비평가. 1947년 동독의 동베를린에서 태어나 1965년 구소련의 레닌그라드 대학에서 철학과 수학을 공부한 후 소련에 정착한다. 1976년부터 모스크바 대학 구조응용언어학 연구소에서 근무하면서 훗날 ‘모스크바 개념주의’라는 명칭으로 알려지게 될 비공식 예술가 그룹과 교류한다. 1981년 서독으로 이주하면서 이른바 ‘서방 생활’을 시작하는데, 그 와중에 미국의 여러 대학에서 방문 연구를 한다. 1992년에 뮌헨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1994년부터 카를스루에 조형예술대학에서 미디어철학 및 예술이론 전공 교수로 재직하다가, 2009년부터 뉴욕으로 이주했다. 현재 뉴욕 대학 러시아 및 슬라브 연구 글로벌 석좌교수이다.
러시아 아방가르드의 미학적 기획과 스탈린의 정치적 기획 사이의 내적 연관성을 통찰한 첫 저서 『스탈린의 종합예술Gesamtkunstwerk Stalin』(1988, 한국어판: 『아방가르드와 현대성』)을 통해 동시대 가장 논쟁적인 사상가로 떠올랐다. 그 후로도 『아트 파워Art Power』『형식이 된 역사: 모스크바 개념주의History Becomes Form: Moscow Conceptualism』『흐름 속에서In the Flow』 등 현대 예술 및 매체에 관한 흥미로운 이론적 성찰들을 잇달아 내놓았다.
그로이스는 2011년 제54회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러시아관의 책임 큐레이터로 활약하는 등 동시대 예술 현장에서 활발하게 작업하는 전문 큐레이터이기도 하다. 2012년에는 「역사 이후: 사진 작가로서의 알렉상드로 코제브」라는 전시 프로젝트로 광주 비엔날레에 참여하기도 했다.
철학자이자 예술비평가. 1947년 동독의 동베를린에서 태어나 1965년 구소련의 레닌그라드 대학에서 철학과 수학을 공부한 후 소련에 정착한다. 1976년부터 모스크바 대학 구조응용언어학 연구소에서 근무하면서 훗날 ‘모스크바 개념주의’라는 명칭으로 알려지게 될 비공식 예술가 그룹과 교류한다. 1981년 서독으로 이주하면서 이른바 ‘서방 생활’을 시작하는데, 그 와중에 미국의 여러 대학에서 방문 연구를 한다. 1992년에 뮌헨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1994년부터 카를스루에 조형예술대학에서 미디어철학 및 예술이론 전공 교수로 재직하다가, 2009년부터 뉴욕으로 이주했다. 현재 뉴욕 대학 러시아 및 슬라브 연구 글로벌 석좌교수이다.
러시아 아방가르드의 미학적 기획과 스탈린의 정치적 기획 사이의 내적 연관성을 통찰한 첫 저서 『스탈린의 종합예술Gesamtkunstwerk Stalin』(1988, 한국어판: 『아방가르드와 현대성』)을 통해 동시대 가장 논쟁적인 사상가로 떠올랐다. 그 후로도 『아트 파워Art Power』『형식이 된 역사: 모스크바 개념주의History Becomes Form: Moscow Conceptualism』『흐름 속에서In the Flow』 등 현대 예술 및 매체에 관한 흥미로운 이론적 성찰들을 잇달아 내놓았다.
그로이스는 2011년 제54회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러시아관의 책임 큐레이터로 활약하는 등 동시대 예술 현장에서 활발하게 작업하는 전문 큐레이터이기도 하다. 2012년에는 「역사 이후: 사진 작가로서의 알렉상드로 코제브」라는 전시 프로젝트로 광주 비엔날레에 참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