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니아오 호수 이야기

평이한 듯 보이면서도 고도의 섬세한 언어로 직조된, 중국 현대문학의 개척자 왕정치의 단편 여덟 편을 엮어낸 책. 왕정치는 중국 문학계에서 현실주의 기반의 폭로성, 고발성 문학이 아닌 문학의 문학성을 중시한 신시기 소설문학의 방향성을 정립한 작가다. 문학이 정치적 표현을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여겨지던 시기에 그는 문학 자체의 의미와 가치를 추구하며 중국 현대문학에 새로운 길을 열었다.

표제작인 「따니아오 호수 이야기」는 니아오라는 호숫가에서 생활하고 있는 짐꾼들과 주석 세공인들의 삶, 리앤즈와 황하이차오의 딸인 차오원과 시일즈 간의 사랑을 핍진하게 서술한다. 그 외에도 이 책은 왕정치의 작품 중 가장 지명도가 높은 작품인 「계를 받다」를 비롯해 절제된 언어로 주변을 담백하게 묘사한 「계압명가」, 보전당 약국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상을 담담하게 풀어낸 「남과 다른 점」 등 여덟 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작가는 각각의 작품을 통해 평범한 인물들의 삶을 진솔하게 묘사하는 한편, 소설의 격조와 분위기, 등장인물에 대한 심리 속에서 전통문화를 발굴해 전하는 데 주력한다. 그는 이와 같은 서술을 통해 이야기 중심의 문학이 놓칠 수 있는 사회, 문화 전반의 흐름을 짚어내며 '왕정치 문학'의 중요한 특징을 완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