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공쿠르 상 수상작인 이 작품은 독일의 샹송 가수이자 배우인 잉그리드 카벤의 삶을 그린 ‘전기(傳記)적 오페라’이자, 카벤의 남편이었던 영화 감독 파스빈더를 비롯, 디자이너 이브 생 로랑 등 실제 유명인물을 만날 수 있는 실명 소설이기도 하다.
모두 3장으로 구성된 이 소설은 1장과 2장에서는 태어날 때부터 심한 피부 알레르기를 겪으면서 사람들 앞에 나서기를 꺼려하던 고통스러운 유년기의 카벤이 예술가로 성장하는 과정이 묘사된다. 신이 내린 목소리로 점차 관객들에게 인정받기 시작한 그녀는 뮌헨에서 만난 영화감독 파스빈더의 작품에 출연하면서 대중들에게 알려지고, 세계적인 디자이너 이브 생 로랭이 직접 재단한 검은 색 드레스를 입고 주옥과 같은 목소리, 계산된 듯한 제스처로 관객을 압도한다. 하지만 카벤은 파괴주의적인 성격, 삶의 불균형과 약물 복용 등으로 점차 예술가 특유의 광기에 시달린다.
그리고 마지막 3장과 4장에서는 파스빈더가 죽으면서 남긴 열여덟 장면의 시나리오 초안으로부터 소설 「잉그리드 카벤」의 탄생이 예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