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뤼미나시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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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cation Date 2023/12/08
Pages/Weight/Size 120*210*20mm
ISBN 9788931023411
Categories 소설/시/희곡 > 시/희곡
Description
랭보 탄생 170주년 기념
저주받은 천재 시인의 마지막 시집!
×
입체주의 회화의 거장 페르낭 레제
예술의 경계를 넘은 경이롭고 감각적인 아트 컬래버!


저주받은 시인, 천재, 방랑벽, 바람 구두를 신은 사내, 사회 관습에 도전한 반항아, 베를렌과의 떠들썩한 연애……. 시인 랭보를 떠올리는 말은 무수히 많다. 따지고 보면 많은 사람이 랭보의 시를 읽고 감탄했다기보다는 젊은 시인의 신화와 명성에 이끌린 게 사실이다. 그리고 젊은 천재 시인의 신화가 탄생한 배경에는 랭보의 절필이 중요하게 작용했다. 랭보는 5~6년의 짧은 작품 활동을 끝으로 문학적 삶을 떠나 장사꾼이 되어 아프리카로 떠났다. 일명 ‘랭보의 침묵’이었다. 『일뤼미나시옹』은 랭보의 마지막 시집으로 예술가로서 랭보가 보여준 마지막 문학적 행위였다. 문예출판사는 랭보 탄생 170주년을 기념하여 42편의 『일뤼미나시옹』 시 전편과 함께 입체주의 회화의 거장 페르낭 레제의 그림 20점을 수록한 페르낭 레제 에디션을 국내 최초로 출간했다.

『일뤼미나시옹』은 프랑스 독자들조차 고개를 젓는 엉뚱하고 기이한 시로 유명하다. 복잡하고 미묘한 형용사, 수많은 고유명사, 난해한 문장구조, 무수히 많은 쉼표와 비약, 생략, 은유, 그리스와 라틴의 고대 신화……. 랭보가 프랑스어의 모든 한계와 역량을 쏟아부어 완성한 언어 건축물로, 그 비밀의 문을 열고 들어가기는 쉽지 않다. 이에 가능한 한 원본 텍스트의 기이한 생경함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시인이 의도한 비유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 원시가 제시하는 단어 배열 순서를 최대한 맞추면서 문장부호나 줄표, 문장 구성, 생략 어법 등 원시의 형식적, 언어적 구성을 되살리려고 노력했다. 『일뤼미나시옹』에는 삶을 추억하며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서정적 의미의 ‘삶의 찬가’는 없다. 대신 비현실적인 상상력과 환상이 뒤섞여 현실과 상상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시공을 초월하여 세상의 끝을 향해 대항해를 떠나는 랭보가 있다.

문예출판사의 『일뤼미나시옹』 페르낭 레제 에디션은 페르낭 레제가 『일뤼미나시옹』만을 위해 그린 그림이 수록된 아트 컬래버 시집이다. 페르낭 레제는 대담한 색채와 절제된 구성으로 추상적이면서도 역동적인 그림을 그린 입체주의 회화의 거장이다. 그는 1949년 스위스 로잔의 Editions des Gaules(Louis Grosclaude)에서 395부 한정판으로 출판한 『일뤼미나시옹』 시집에 랭보의 초상화를 포함한 15점의 그림을 그렸다. 랭보의 시에 맞춰 그림을 그린 후 석판화에 색을 입혔고 이런 연유로 그림의 색채나 색의 위치 등이 책마다 조금씩 다르다. 이후 페르낭 레제의 그림은 1962년 스위스 로잔의 Editions Mermod에서 출판한 『일뤼미나시옹』에 랭보 초상화(문예출판사 출간 시집의 표지 그림으로 1949년 판본의 초상화와는 색감이 다르다)를 포함하여 7점이 수록되었다(6점은 1949년 판본과 동일하고 1점은 그림과 색감이 다르다).

문예출판사는 1949년 판본과 1962년 판본을 참고하여 동일한 그림일 경우에는 좀 더 색감이 강렬하고 선명한 그림을 실었으며, 『일뤼미나시옹』만을 위해 그린 페르낭 레제의 그림 17점(표지 그림 포함) 외에도 레제의 대표작 3점을 본문에 추가로 실었다. 감각적이며 자유로운 랭보의 시와 함께 강렬하면서도 단순한 색채, 곡선과 직선의 대비가 두드러진 페르낭 레제의 그림을 즐길 수 있다.
Contents
초판 서문 _폴 베를렌(1886년)

대홍수 이후 Apres le Deluge
어린 시절 Enfance
콩트 Conte
퍼레이드 Parade
고대 Antique
미의 존재 Being Beauteous
삶들 Vies
출발 Depart
왕좌 Royaute
어느 유일한 이성理性에게 A une Raison
도취의 아침나절 Matinee d’ivresse
문장들 Phrases
노동자들 Ouvriers
다리들 Les ponts
도시 Ville
바퀴 자국들
도시들 [II] Villes [II]
방랑자들 Vagabonds
도시들 [I] Villes [I]
밤샘들 Veillees
신비 Mystique
새벽 Aube
꽃들 Fleurs
일반 서민의 녹턴 Nocturne vulgaire
바다 풍경 Marine
겨울 축제 Fete d’hiver
불안 Angoisse
메트로폴리탱 Metropolitain
야만 Barbare
곶 Promontoire
무대들 Scenes
역사적인 저녁 Soir historique
이동 Mouvement
보텀 Bottom
H
기도 Devotion
민주주의 Democratie
페어리 Fairy
전쟁 Guerre
정령 Genie
젊은 날 Jeunesse
바겐세일 Solde

옮긴이 해제
아르튀르 랭보 연보
그림 출처
Author
아르튀르 랭보,페르낭 레제,신옥근
19세기 후반 프랑스 상징주의 시의 선구자 중 한 명으로 일컬어지는 장 니콜라 아르튀르 랭보(Jean-Nicolas-Arthur Rimbaud)는 프랑스 문학사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 만큼 독특하고 특이한 시인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그의 파란만장한 실존적 삶이 그러했고, 또 짧은 문학 생애를 통해 남겨진 시인의 독창적인 시 세계가 그러하다. 이로 인해 랭보에 대해 언급할 때에는, 그의 문학 세계보다 그의 삶의 많은 일화와 더불어 반항과 방랑의 부단한 동적 이미지를 먼저 떠올리곤 한다. 랭보는 1854년 북프랑스 샤를빌에서 군인인 아버지 프레데리크 랭보와 시골 출신의 어머니 비탈리 퀴프 사이에서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빈번한 주둔지 이동과 어머니와의 성격 차이로 거의 부재 상태였고, 후에는 완전한 별거 상태에 들어가면서 어머니 혼자 아이들을 데리고 가정을 이끌어 가게 된다. 이로 인해 랭보의 유년 시절부터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 그리고 혼자서 가정을 이끌어 가야 하는 어머니의 차가운 성격과 기독교적 엄격함에 대한 반항과 저항이 나타나기 시작해서, 그의 초기 시에도 이런 성향이 잘 드러나고 있다. 이후 랭보는 학교에서 뛰어난 성적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이 시기에 벌써 라틴어로 시를 쓰기 시작한다.

16세가 되던 1870년은 랭보에게 의미 있는 한 해가 된다. 1월에 프랑스어로 된 그의 첫 시 작품인 <고아들의 새해 선물>이 발표되고, 후에 시인의 시 세계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며 스승이자 친구 관계로 지내게 되는 수사학 교수 이장바르를 만나게 된다. 또한 그해에 당시 파르나스파의 거장이었던 방빌에게 시 세 편을 보내 시인이 되는 꿈을 이루려고 했으나 성사되지 않는다. 이어 보불전쟁과 파리코뮌의 와중에 랭보는 세 번의 가출을 하고, 그때마다 스승인 이장바르의 도움으로 다시 고향에 돌아오곤 한다. 바로 이 시기에 쓴 시들이 시인의 초기 시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다. 1871년은 랭보에게 가장 중요한 전환점이 된다. 이 시기를 전후로 랭보는 결정적으로 파르나스 경향의 시 세계를 버리고 그의 독창적인 문학 세계를 추구하게 된다. 그는 당시 파리 문학계의 유명 인사였던 베를렌에게 편지를 보내고, 그의 대표적인 작품인 <취한 배>를 가지고 파리로 가 그를 만난다. 이후로 유명한 두 사람 사이의 일화가 펼쳐지게 된다. 막 결혼해 신혼살림을 꾸리고 있었고 랭보보다 10년이나 연상인 베를렌은 가정을 버리고 랭보와 함께 유럽 전역을 돌아다니게 된다. 그러나 두 사람의 성격은 판이하고 또한 추구하는 문학적 성향도 달라, 결국 다툼 끝에 브뤼셀에서 베를렌이 랭보에게 총을 쏜다. 이로 인해 베를렌은 감옥에 가게 되고 랭보는 고향으로 돌아간다. 이때 고향에서 쓴 작품이 바로 ≪지옥에서의 한 철≫로, 유일하게 시인 자신이 펴낸 산문 시집이다. 이후 둘 사이는 거의 왕래가 없었고, 랭보는 여전히 특유의 방랑벽으로 또다시 다른 시인과 유럽 전역을 돌아다니는데, 이때 쓴 시가 바로 그의 사후에 나온 시집 ≪일뤼미나시옹≫이다. 이때 시인의 나이는 25세였다. 이어 그는 문학 세계를 완전히 버리고 다른 일을 하게 된다. 유럽 전역은 물론, 중동, 자바 등지를 전전하면서 노동자, 용병, 건축 감독 등으로 일하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에 아프리카에서 무기 거래를 하며 상인으로 일하다가, 병이 나 프랑스로 돌아와 다리 절단 수술을 받고 곧이어 사망한다. 그때 나이는 37세였다.
19세기 후반 프랑스 상징주의 시의 선구자 중 한 명으로 일컬어지는 장 니콜라 아르튀르 랭보(Jean-Nicolas-Arthur Rimbaud)는 프랑스 문학사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 만큼 독특하고 특이한 시인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그의 파란만장한 실존적 삶이 그러했고, 또 짧은 문학 생애를 통해 남겨진 시인의 독창적인 시 세계가 그러하다. 이로 인해 랭보에 대해 언급할 때에는, 그의 문학 세계보다 그의 삶의 많은 일화와 더불어 반항과 방랑의 부단한 동적 이미지를 먼저 떠올리곤 한다. 랭보는 1854년 북프랑스 샤를빌에서 군인인 아버지 프레데리크 랭보와 시골 출신의 어머니 비탈리 퀴프 사이에서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빈번한 주둔지 이동과 어머니와의 성격 차이로 거의 부재 상태였고, 후에는 완전한 별거 상태에 들어가면서 어머니 혼자 아이들을 데리고 가정을 이끌어 가게 된다. 이로 인해 랭보의 유년 시절부터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 그리고 혼자서 가정을 이끌어 가야 하는 어머니의 차가운 성격과 기독교적 엄격함에 대한 반항과 저항이 나타나기 시작해서, 그의 초기 시에도 이런 성향이 잘 드러나고 있다. 이후 랭보는 학교에서 뛰어난 성적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이 시기에 벌써 라틴어로 시를 쓰기 시작한다.

16세가 되던 1870년은 랭보에게 의미 있는 한 해가 된다. 1월에 프랑스어로 된 그의 첫 시 작품인 <고아들의 새해 선물>이 발표되고, 후에 시인의 시 세계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며 스승이자 친구 관계로 지내게 되는 수사학 교수 이장바르를 만나게 된다. 또한 그해에 당시 파르나스파의 거장이었던 방빌에게 시 세 편을 보내 시인이 되는 꿈을 이루려고 했으나 성사되지 않는다. 이어 보불전쟁과 파리코뮌의 와중에 랭보는 세 번의 가출을 하고, 그때마다 스승인 이장바르의 도움으로 다시 고향에 돌아오곤 한다. 바로 이 시기에 쓴 시들이 시인의 초기 시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다. 1871년은 랭보에게 가장 중요한 전환점이 된다. 이 시기를 전후로 랭보는 결정적으로 파르나스 경향의 시 세계를 버리고 그의 독창적인 문학 세계를 추구하게 된다. 그는 당시 파리 문학계의 유명 인사였던 베를렌에게 편지를 보내고, 그의 대표적인 작품인 <취한 배>를 가지고 파리로 가 그를 만난다. 이후로 유명한 두 사람 사이의 일화가 펼쳐지게 된다. 막 결혼해 신혼살림을 꾸리고 있었고 랭보보다 10년이나 연상인 베를렌은 가정을 버리고 랭보와 함께 유럽 전역을 돌아다니게 된다. 그러나 두 사람의 성격은 판이하고 또한 추구하는 문학적 성향도 달라, 결국 다툼 끝에 브뤼셀에서 베를렌이 랭보에게 총을 쏜다. 이로 인해 베를렌은 감옥에 가게 되고 랭보는 고향으로 돌아간다. 이때 고향에서 쓴 작품이 바로 ≪지옥에서의 한 철≫로, 유일하게 시인 자신이 펴낸 산문 시집이다. 이후 둘 사이는 거의 왕래가 없었고, 랭보는 여전히 특유의 방랑벽으로 또다시 다른 시인과 유럽 전역을 돌아다니는데, 이때 쓴 시가 바로 그의 사후에 나온 시집 ≪일뤼미나시옹≫이다. 이때 시인의 나이는 25세였다. 이어 그는 문학 세계를 완전히 버리고 다른 일을 하게 된다. 유럽 전역은 물론, 중동, 자바 등지를 전전하면서 노동자, 용병, 건축 감독 등으로 일하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에 아프리카에서 무기 거래를 하며 상인으로 일하다가, 병이 나 프랑스로 돌아와 다리 절단 수술을 받고 곧이어 사망한다. 그때 나이는 37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