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서적 전문출판 서광사의 신간 『밀의 『공리주의』 입문』은 19세기 영국 최고의 철학자 밀(John Stuart Mill, 1806?73)의 『공리주의』를 해설한 책이다. 영국 컨티뉴엄 출판사(현재 블룸스버리(Bloomsbury) 출판사에 합병되었다)에서 출판된 Mill’s ‘Utilitarianism’을 번역한 것으로, 밀의『공리주의』를 처음으로 접하는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핵심 주제들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번역은 케니의 서양철학사 시리즈를 번역한 바 있는 고려대학교 김성호 선생이 번역을 맡았다. 역자는 이번에도 외서의 느낌이 거의 들지 않을 만큼의 유려한 번역을 보여 주고 있으며 원서의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아 책의 완성도를 높였다.
공리주의는 일종의 규범 이론으로, 그것은 어떤 행위가 수행되어야 하고 또 수행되어서는 안 되는지, 어떤 법률이 제정되고 집행되어야 하는지 또는 제정과 집행이 되어서는 안 되는지 어떤 정책이 채택되고 실행되어야 하는지 또는 채택과 실행이 되어서는 안 되는지에 관한 이론이다. 공리는 때로 사람들에게 실제로 행위의 동기로 작용하는 바가 무엇인지 그리고 이들이 실제로 어떻게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는지를 설명하는 중요한 요소로 사용된다. 즉 현재의 관행들을 정당화하거나 비판함으로써 개혁이나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는 데 사용되는 이론으로서 중요성을 지닌다.
이 책은 다음의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서는 밀의 공리주의를 수많은 규범적 윤리 이론 중 하나로 소개함으로써 『공리주의』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맥락을 제공한 후, 밀의 생애와 저술을 간략하게 소개하고 이어서 벤담의 철학이 지닌 몇몇 요소들을 언급한다. 2장에서는 밀의 『공리주의』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간략히 설명하고 각 장의 주요한 주제들을 개관한다. 3장에서는 『공리주의』 본문의 각 장들을 순서대로 읽어 나가며 밀의 공리주의 이론을 쉽고 체계적으로 해설한다. 여기서 저자는 밀의 견해뿐만 아니라 그에 대한 다른 학자들의 다양한 이견을 소개하고, 또 그에 대한 저자 자신의 생각이나 의문을 제기하면서 밀의 저술에 대한 이해를 한 단계 높인다. 4장에서는 밀의 『공리주의』가 나왔을 당시 보인 학자들의 반응과 이 책을 둘러싸고 벌어진 몇 가지 논쟁들을 조명하며, 현재 이 책이 갖는 철학사적 위상을 다룬다. 특히 무어(G. E. Moore, 1873-1958)가 밀의 이론을 오해하여 비판한 사실이 많은 학자들로 하여금 밀의 『공리주의』에 크게 주목하게 만드는 결과를 낳았다는 사실은 흥미롭다.
역자는 현재 우리의 상황을 보면 공리주의에 대한 깊이 있는 검토와 연구가 크게 부족한 듯하여 아쉬움을 감출 수 없다고 토로한다. 특히 저자의 말처럼 밀이 많은 윤리학 교과서에서 자주 칸트와 대비되고 또한 칸트와 더불어 근대의 가장 위대한 도덕철학자로 평가받는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충분히 그럴 만하다. 물론 공리주의 또한 완벽한 이론이 아니기 때문에 수많은 비판이 있을 수 있겠지만, 섣부른 비판에 앞서 공리주의에 대한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며, 이 책이 공리주의 자체를 충실히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
Contents
옮긴이의 말 5
머리말 9
제1장 맥락 11
공리주의에 대한 대안들 12
다양한 형태의 공리주의 20
밀의 생애와 저술 25
벤담의 공리주의 철학 34
제2장 주제들의 개관 41
제3장 본문 읽기 49
개관: 각 장의 주제 49
1장: 일반적 고찰 50
2장: ‘공리주의란 무엇인가’ 65
3장: 공리의 원리가 부과하는 궁극적 제재에 관하여 110
4장: 공리의 원리에 대하여 어떤 종류의 증명을 제시할 수 있는가에 관하여 123
5장: 공리와 정의 사이의 연결에 관하여 141
요약 1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