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키에르케고르의 저서인 ≪A. Kierkegaard Anthology(edited by Robert Bretall, Prince- ton University Press, 1946)≫에서 다섯 편을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 ≪이것이냐 저것이냐≫는 언뜻 보기엔 미적 생활자와 윤리적 생활자를 ‘이것이냐 저것이냐’로서 대립시켜 그 양자택일론을 독자에게 호소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으나 실은 그렇게 단순한 것이 아니다. 이것은 사변철학에 대한 도전장인 동시에 레기네를 사랑했기 때문에 버리지 않을 수 없었던 고충과 자기 진의를 전하려는 은밀한 의도가 감추어져 있는 자기 비판서이다. ≪공포와 전율≫은 신앙의 아버지로 숭앙되는 아브라함과 그 아들 이삭의 이야기를 빌어 신앙의 진의를 설파한 작품이다. ≪철학의 단편≫은 소크라테스를 등장시키고 있는데 소크라테스에 의해서 대표되는 것은 실은 헤겔류의 사변철학이다. ≪죽음에 이르는 병≫은 1849년 7월에 출판되었는데 이 책은 키에르케고르가 그리는 기독자의 이상상에서 자기 자신까지 포함하여 현실의 기독교계를 비판하고 절망이라는 병의 증상의 모든 현상 형태를 분석, 그 진단을 내린 것이다. 오늘날의 실존주의는 이 책에서 가장 많은 영향을 입고 있다. 사르트르와 카뮈가 말하는 ‘부조리’의 체험도 당연히 생겨난다는 것을 쉽게 이해할 수 있으리라. 절망’이라는 말을 여기서는 보통 용어와는 달리 인간인 자신이 신을 떠나 신을 상실한 상태를 의미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말하면 그것은 인간의 자기 소외의 상태를 가리킨다. 이 상태를 철저하게 도려내고 현대인의 가공할 병에 진단을 내려 각성을 촉구한 곳에 이 책이 지니는 가장 큰 현대적 의의가 있다고 할 것이다.
Contents
제1편 이것이냐 저것이냐
잠언적 인생론
유혹자의 일기
제2편 공포와 전율
신앙의 기사와 무한한 체념의 기사
윤리적인 것의 목적론적 정지란 존재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