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초 우리 사회도 한반도 역시 머지않아 독일식으로 통일될 것이란 기대에 부풀어 있었고 모두들 그 ‘머지않아’가 언제일지만을 궁금해했다. 그러나 그 기대는 빗나갔고 지금까지도 남북분단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아직도 분단 중’인 우리로서는 통일을 지향하는 현명한 분단관리를 통해 시행착오를 줄이면서 궁극적으로 통일을 이뤄내야 한다. 시행착오를 줄이는 방법은 역사상의 선례를 벤치마크하는 것이다.
역사상 이념과 체제를 달리한 분단의 예는 동서독 외에도 몇 개가 더 있(었)지만 분단 과정이나 분단 중 양 주체간 관계양식 등 모든 면에서 동서독이 우리의 경우와 가장 가까운 예로 평가되고 있다. 이미 평화적 방법으로 통일을 성취한 독일의 예를 면밀하게 검토해 벤치마크하는 것은 우리로서는, 특히 남북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해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역사에서의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의미를 가지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