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도시인류학은 공간을 배경이 아닌 연구대상으로 다루기 시작하였으며, 이에 따라 공간연구를 위한 방법론적 개발 또한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 책은 다양한 도시공간 중 거리공간에 초점을 맞췄다. 거리는 단지 통행만을 위한 장소가 아니다. 거리는 만남의 장소이며 극장이다. 아울러 경험과 인식의 장이며 사회적 대결이 발생하는 정치적 공간이다. 이 연구는 걷기라는 조사방법에 의존하여 거리공간에 접근한다. 철학, 사회학, 지리학 등 다양한 분야의 학자들은 걷는 활동이 갖는 실천적, 환기적, 전술적 특성에 관심을 가졌으며, 이들은 산책 같은 일상적 실천을 통해 거리공간을 직접 체험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감각적 접촉 속에서 거리공간을 탐구하고 분석하였다. 걷기라는 개념은 이러한 과정을 거쳐 발전한 조사방법이며 현재 대도시에 대한 인류학적 연구에 기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