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학(茶山學)의 개척자인 현암 이을호 선생의 전언을 통해
독자적인 한국학의 방향을 제시한다
『현암 이을호 전서(전27권)』는 다산 정약용(1762∼1836) 연구의 권위자인 현암 이을호 선생(1910∼1998)이 일생 동안 연구한 한국의 사상과 문화에 대한 모든 업적을 망라한 것이다. 현암 이을호 선생은 일제와 광복의 시대를 거치는 동안 한국의 문화와 사상이 단절되었던 시대에서, 민족 자강의 의지로서 우리들이 걸어갈 새로운 미래 문화의 정신적 방향을 제시하는데 일생을 바친 선각자였다. 민족 자강 운동을 펴다가 체포당한 이을호 선생은 옥중에서 1938년에 처음 간행된 다산의『여유당전서』를 연구한 것을 시작으로 다산의 학문에 심취하였다. 오로지 다산의 사상을 기초로 하여 실학사상을 밝히고, 우리 민족의 지혜와 그 혼을 발굴하여 우리의 고유한 ‘한’ 사상으로부터 근대 민족종교의 가르침에 이르기까지의 일관된 정신에 나타난 한국의 철학과 사상을 새롭게 정립하였다.
이 책은 본래 2000년에 9책으로 간행되었던 『이을호 전서』의 큰 틀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각 책을 독립시켜 각 권의 특색이 드러나도록 하였다. 특히 원문의 번역과 문장의 교열을 통해 그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였고 서세(逝世) 후에 발견된 여러 글들을 보완하고 추모의 글도 함께 실어서 그 학문세계뿐 아니라 선생에 대한 이해의 폭을 더욱 넓히는 데 참고가 되도록 하였다.
『현암 이을호 전서(전27권)』는 다산학의 시작과 완결이며, 동시에 한국철학을 재구성함으로써 우리의 주체적 사관으로 중국의 사상을 이해하는, 새로운 한국사상 정립의 새로운 지평을 열게 되었다. 이 책을 통해 이을호 선생의 학문이 한국사상 연구의 현대적 기반과 앞으로 새롭게 전개될 한국문화의 미래적 방향을 제시하는 새로운 이정표로서 손색이 없기를 간절히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