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좋은 의사’라는 화두를 던지면서 의학을 가슴으로 대하라고 제시한다. 일찍이 히포크라테스도 ‘인생은 짧고 의술은 길다’고 말한 바 있다. 완벽한 의술이란 있을 수 없다는 말이다. 감기에 걸리더라도 사람마다 다양한 증상을 띠며, 병력이나 검사 결과를 놓고 병명이 달라질 수 있다. 또한 같은 증상이라도 감기가 아닌 폐렴이나 천식 등 수많은 다른 질병일 수 있다. 때문에 의사는 의술이 뛰어난 사람이기보다는 창의적이어야 한다. 한 사람의 생사를 좌우할 수도 있는 직업인만큼 순발력도 요구된다. 그래서 의사는 카피라이터보다 더 창의적인 직업이다.
급박하게 돌아가는 병동의 24시간을 떠올리면 얼핏 비현실적인 이야기로도 들린다. 실제 의사들도 메디컬 드라마 속의 너무 인간적인 의사 캐릭터에 괴리감과 부담감을 느낀다고 한다. 하지만 가슴으로 말하는 의사라고 해서 지나치게 희생적이라거나 따뜻한 이미지를 지녀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날카롭고 예민한 의사, 톱니바퀴처럼 철저한 의사, 냉혹한 킬러 같은 의사 등도 인문학적 감수성을 더해 의학을 가슴으로 대하면 충분히 좋은 의사가 될 수 있다. 의료계 역시 자본의 논리가 지배하지만, 사람을 대하는 일에는 가슴이 필요하다. 의학도에게는 인문학적 감수성을 더한 휴머니즘이 필수다.
1부 ‘인문의 창으로 의학을 보다’에서는 의학도가 실패와 난관을 헤치고 꿈꿀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의학의 멘탈을 다뤘고, 2부 ‘의학 역량을 일깨우다’에서는 좋은 의사와 나쁜 의사를 가루는 기준을 탐색하면서 의학과 의학도의 방향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