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야, 고맙다.
우리 이렇게 서로 기대 가며 오래오래 함께하자꾸나.”
세상의 관심 밖으로 밀려난 모든 이들에게 바치는 애틋한 헌사
나에게 그리고 소중한 이들에게 건네는 다정한 고백
『사자마트』 김유 X 『붉은신』 오승민이 이룬 문학적 성취
『의자에게』는 도시 변두리에서 홀로 구멍가게를 하며 살아가는 한 할머니가 낡은 의자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히 들려주는 형식의 그림책이다. 할머니는 딸이 오랫동안 쓰던 소파 의자를 가져와 살뜰히 살핀다. 어느 날 의자 속을 헤집고 누군가 스펀지를 훔쳐 간다. 대체 누구일까? 쫄깃한 추리가 이어지는데, 그 끝에는 가슴이 꽉 차오르는 먹먹한 감동과 짙은 여운이 함께한다.
발표작마다 평단과 독자가 주목하는 따뜻한 재담꾼 김유의 글에는 그동안 200여 편의 다채로운 작품으로 단단한 내공을 쌓아 온 그림 작가 오승민이 함께했다. 노련한 두 작가는 낡은 의자, 변두리 구멍가게, 볼품없는 빈집, 홀로 사는 노인, 떠돌이 고양이 등 세상의 관심 밖으로 밀려난 존재들을 절묘하게 엮어, 무대 위의 주인공으로 삼는다. 더불어 실용성을 잃어버린 ‘낡은 것’을 무용하게 바라보는 시선을 거두고, 오랜 세월을 이겨 낸 ‘낡음’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해 주는 시각적 전환으로 깊은 감흥을 전한다. 내 곁의 소중한 대상을 향한 애틋한 마음과 고마움도 진하게 배어 나는 작품이다. 삶을 이어 가는 동력은 혼자가 아닌 ‘함께’, ‘서로’라는 사실도 잊지 않고 전한다.
글과 그림의 환상적인 조우로 40쪽 남짓 안에서 문학적 성취와 그 깊이를 보여 주는 그림책 『의자에게』. 책장을 덮고 나면, 설레고 기쁜 마음으로 사랑하는 소중한 이를 떠올리며 함께 있어 고맙다고, 그 자리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그저 존재만으로도 감사하다고, 다정히 고백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 대상이 ‘나’여도 좋다. 작품 속 의자가 할머니 자신을 뜻하는 것처럼, 할머니가 의자에게, 그러니까 자신에게 마음을 북돋는 것처럼 말이다!
Author
김유,오승민
『내 이름은 구구 스니커즈』로 제17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대상을 받았다. 바닷마을 작업실 메리응유에서 글을 쓰고 있다. 발표하는 작품마다 어린이 독자, 어른 독자의 사랑을 받으며 인기를 이어 가고 있다. 그동안 쓴 책으로 그림책 『마음버스』, 『사자마트』를 비롯해 동화 『겁보 만보』, 『무적 말숙』, 『백점 백곰』, 『안읽어 씨 가족과 책 요리점』, 『가족이 있습니다』, 『라면 먹는 개』, 『귀 큰 토끼의 고민 상담소』, 『지퍼백 아이』 등이 있다.
『내 이름은 구구 스니커즈』로 제17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대상을 받았다. 바닷마을 작업실 메리응유에서 글을 쓰고 있다. 발표하는 작품마다 어린이 독자, 어른 독자의 사랑을 받으며 인기를 이어 가고 있다. 그동안 쓴 책으로 그림책 『마음버스』, 『사자마트』를 비롯해 동화 『겁보 만보』, 『무적 말숙』, 『백점 백곰』, 『안읽어 씨 가족과 책 요리점』, 『가족이 있습니다』, 『라면 먹는 개』, 『귀 큰 토끼의 고민 상담소』, 『지퍼백 아이』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