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형 에릭을 사고로 잃고 난 후에 무력감과 깊은 상처를 갖게 된 피에르가 자신의 정체감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청소년 소설이다. 청소년기에 경험하는 몸의 변화와 정신적 성숙, 자아에 대한 상실감과 혼란을 일기를 통해 가감 없이 보여준다. 피에르는 이 세계와 자신의 삶이 무엇으로 어떻게 엮여 있는지 느끼지 못한다. 자신을 의미 없는 존재로 느끼며 더는 살아갈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 자신에 대한 불확신과 의심, 세계와의 불화는 몸에 대한 학대와, 정신적 자학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 책은 이 넓고 복잡한 세계에서 나약하고 사소한 한 개인이 어떻게 자신의 상처와 무의미함이 가져오는 고통을 경험하며 그로부터 다른 지평에 이를 수 있는지 솔직하게 드러내고 있다.
청소년소설이 지닌 완곡어법을 비트는 솔직한 화법과 십대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육체의 문제를 다루었다는 점에서 이 소설의 개성이 빛난다. 더불어 육체적 욕망이 성장하는 시기이자 신체적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시기를 놓치지 않고 포착했다. 피에르에게 있어서 자기를 찾아간다는 것은 자신의 육체를 인정하는 것이고 육체적 욕망과 사랑을 이해하는 일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스스로 자기 자신을 인정하기 전까지 겪어야 하는 혼란과 고통을 피하지 않고 무력감을 통과하는 동안 보여 주는 용기야말로 진정으로 그가 온몸으로 자신에 대해 탐구하고 있음을 알려 준다. 작가가 열여덟 살에 시작해서 십오 년 동안 고쳐 썼다는 소설 『옆에 없다 』는 프랑스 아마존에서 청소년 독자들로부터 "최고의 청소년소설"이라는 평가를 이끌어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