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심을 유지하고 있느냐 아니냐를 따질 때 산타 클로스를 몇 살 때까지 믿었느냐고 묻는 경우가 있습니다. 산타 클로스를 믿지 않게 되면서부터 웬만한 일에는 의심부터 하고 보는 어른들의 세계로 진입한다는 뜻이지요. 요즘 아이들은 산타 클로스를 얼마나 믿고 있을까요? 도깨비는? 요정은? 어느 날 아이들 앞에 천사가 나타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곱슬곱슬한 머리카락과 동그란 눈, 잠옷 같은 옷을 입은데다 커다랗고 하얀 날개까지 달고 있는 아이가 “나는 천사야.”라고 말한다면, 그 말을 들은 아이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천사, 하늘에서 내려오다』는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천사 때문에 벌어지는 사흘 간의 소동을 그리고 있는 동화입니다. 베리와 리네가 맞닥뜨린 최초의 문제는 괴상한 차림새를 하고 자신이 천사라고 주장하는 아이의 말을 믿을 것인가 말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천사 같은 건 없다’고 단칼에 잘라 말하는 베리처럼 대부분의 사람들은 천사의 존재를 믿지 않습니다. 누구도 천사를 본 적이 없고, 많은 사람들이 ‘천사 같은 건 없다’고 이야기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누구나 그렇게 말한다고 해서, 천사를 본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해서 천사가 없다고 단정할 수 있을까요? 게다가 그 천사가 이런저런 증거들을 보여 준다면?
결국 베리와 리네는 눈 앞에서 감쪽같이 사라지기도 하고, 구름 침대까지 만들어 내는 헬라가 천사라는 것을 믿게 됩다. 아마도 어른들이라면 헬라가 아무리 많은 증거들을 보여 준다고 해도 팔짱을 끼고 얼굴을 찌푸린 채로 무슨 속임수가 있지 않을까 의심을 버리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어린이들은 다릅니다. 보지 않고도 믿고, 보면 더욱 확실한 믿음을 갖게 되는 것이 바로 어린이들이니까요.
이 책은 작은걸음 큰걸음 시리즈 세 번째 책으로 2006년에 출간되었던 『수호 천사 대소동』의 개정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