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로 기름한 책장을 넘기면 텅 빈 들판에 돼지 삼 형제가 나타납니다. 처음엔 초가를, 다음엔 나무집을, 그다음엔 벽돌집을 짓는 돼지들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면 익숙한 고전이 떠오릅니다. 1886년 발표 당시 모범성이 강조되던 시대에 게으름을 피우거나 일을 대강대강 처리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로 대중적 사랑을 받았던 영국의 옛이야기 <아기 돼지 삼 형제>입니다.
여러 가지 버전으로 다양한 문화권에서 수많은 아이의 잠자리 친구가 되어 온 이 이야기는 오늘날 작가 안경미를 거쳐 새로운 형태와 감각을 탑재하고 독자들과 만났습니다. 주인공이 곤경에 처할 때마다 도움을 주고 싶었던 독자의 마음을 현실화하여 책의 물성을 활용해 주인공과 독자가 함께 어려움을 넘어서는 다정하고도 힘이 나는 이야기로 말이지요.
책 읽기에 수반되는 책장 넘기는 행위가 이야기 속에 바람을 일으킨다는 설정으로 독자의 현실과 픽션 간 벽을 허문 작가는 이야기를 현실로, 독자들을 픽션으로 자유로이 오가게 합니다. 몰랐던 세상으로 달려나가는 이야기와 독자는 더욱 넓어진 책장 너머의 세상이 펼쳐집니다.
Author
안경미
2021년 샤르자 국제 어린이 독서 축제에서 일러스트상을 수상하였으며, 2015년과 2018년 볼로냐 어린이 국제 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되었습니다. 『문 앞에서』로 2021년 영국 일러스트협회(AOI) 얼터너티브 출판 부문 쇼트 리스트 아티스트에 올랐습니다. 그림책 『책장 너머 돼지 삼 형제』를 지었고, 『돌 씹어먹는 아이』 등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림을 그리고 산책하며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2021년 샤르자 국제 어린이 독서 축제에서 일러스트상을 수상하였으며, 2015년과 2018년 볼로냐 어린이 국제 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되었습니다. 『문 앞에서』로 2021년 영국 일러스트협회(AOI) 얼터너티브 출판 부문 쇼트 리스트 아티스트에 올랐습니다. 그림책 『책장 너머 돼지 삼 형제』를 지었고, 『돌 씹어먹는 아이』 등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림을 그리고 산책하며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