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생쥐네 집은 공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어느 날 우연히 집에서 생쥐 한 마리를 본 아이는 무심결에 “어머, 생쥐다!”고 외치고, 이에 대한 어른들의 반응은 예외 없이 차갑기만 합니다. 당장 쥐 방역 업체를 불러 쥐를 싹 없애야겠다는 결정이 그 대답이지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쥐를 그대로 두면 온 집 안을 휘젓고 다닐 거라는 불편한 예상 때문입니다. 버닝햄이 그린 어른들의 모습은 비단 집 안에 들어온 쥐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자신의 영역을 지키기 위해 어떤 사색이나 가책도 없이 행해 왔던 우리의 모습을 뒤돌아 보는 계기가 되기에 충분합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건 아이들의 반응입니다. 아이들은 다음 날 방역 업체가 오기 전에 어서 피하라는 쪽지를 생쥐 가족에게 남겨요. 오히려 아이들은 생쥐 가족을 함께 존재하는 생명으로 인지하고 그들의 안위를 염려합니다. 마당으로 거처를 옮긴 생쥐 가족을 위해 너무도 당연히 놀이 기구를 만들어 주고, 그들이 그들만의 세상에서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묵묵히 지켜봐 줄줄 압니다. 추운 겨울, 다시 집 안에서 생쥐를 만났을 때 아이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조용히, 그리고 기꺼이 생쥐 가족과의 공존을 받아들입니다. 공존의 평화를 방해하는 건 선입견과 이기심, 편향적인 사고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버닝햄은 아이다움에서 공존을 향한 키워드를 찾았고, 그 순수하고 자유분방함이 우리 마음 속 어디엔가 있었음을 기억하기를, 그리고 그 흔적을 찾아 주기를 바란 게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