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없는 나라 빵 없는 나라』는 상당히 쉽고 단순한 그림책입니다. 상황 설정도 매우 간단합니다. 사람들 사이에 철조망이 놓이고 한쪽엔 물, 다른 한쪽엔 빵이 없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각자 가지고 있는 것들을 고수하기에 급급합니다. ‘이건 우리 물이에요.’ ‘이건 우리 빵이에요.’ 한치의 양보도 없는 단호함이 느껴집니다.
이 그림책에서 비유하는 상황은 우리의 현실입니다. 지금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는 빈곤, 이민, 인권 등 가장 핫한 이슈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어느 누구도 명쾌하게 해결할 수 없는 이 현실 앞에, 실은 해답이 우리 안에 있으며, 그것도 아이의 시각, 우리가 기존에 갖고 있던 그 마음에서 시작될 수 있다는 희망과 깨달음을 넌지시 던져 줍니다. 물리적으로, 심리적으로 사람들을 나눠 버린 가시 울타리가 없다면, 그리고 이런 아이의 마음을 소유할 수 있다면, 우리의 미래는 훨씬 살만 할 수 있겠다는 밝은 청사진을 보여 주는 그림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