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 달이 된 오누이』, 너무 흔하고 너무 잘 알아서 시시한 옛이야기일 수도 있다. 하지만 고지영이 그리고 김중철이 엮은『해와 달이 된 오누이』는 새롭다. 이 책을 작업하면서 글작가와 그림작가는 인간의 ‘성장’을 이 이야기의 원형(原形)로 본 것이다. 그래서 독자들은 잘 알고 있는 무섭고 재미난 옛이야기 ‘해와 달이 된 오누이’가 아니라, 신화로 다시 태어난 옛이야기 『해와 달이 된 오누이』를 만날 수 있다.
책에서는 독특한 그림 스타일뿐 아니라 그동안 ‘해와 달이 된 오누이’ 그림책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시선을 담아내고 있다. 그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이 호랑이에 대한 묘사이다. 기존의 그림책에서는 희화되거나 약탈자의 잔인한 모습만 강조되었다면, 이 그림책에서 호랑이는 오누이가 해와 달이 되기 위해 필요악, 즉 성장의 결정적인 계기로 묘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