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가지 종류의 화분을 둘러싸고 '무럭무럭 화분 가꾸기'라고 씌어진 커다란 책에 얼굴을 파묻고 어떻게 하면 화분을 잘 키울수 있을지 연구하고 있는 표지의 주인공이 바로 '토미'입니다. 여름을 맞아 이웃들은 모두 휴가를 떠나지만 토미의 아빠는 너무 바빠 휴가를 갈 수 없었어요. 하지만 토미는 실망하고 떼를 쓰기보다는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찾아내지요.
첫 장의 "화분을 키워 주기로 했어요." 이 즐거운 대사가 드디어 할 일을 찾고 토미가 엄마에게 기쁜 마음으로 이를 알리는 장면이에요. 초인종을 누를 때 까치발을 해야할 정도로 작은 아이 토미가 마당에도 거실에도 가득가득 화분을 들여놓자 엄마는 "세상에, 이 일을 어쩌면 좋니!"하고 한숨을 쉬고, 아빠는 "이게 다 뭐야?"하고 버럭 소리를 질렀어요. 하지만 토미의 부모님들은 약속대로 토미에게 그만두라고 하거나 간섭하지 않았어요.
토미가 정성껏 화분들을 돌본 덕택에 식당도 거실도 목욕탕도 정글처럼 변했어요. 그러던 어느날 토미는 꿈을 꾸었어요. 화초가 어찌나 크고 튼튼하게 자랐는지, 집이 부서지고 벽이 무너졌지요. 다음날 아침 토미는 너무나도 멋지게 이 문제를 해결해서 자신 뿐만 아니라 이웃에게도 큰 행복을 안겨 주었답니다.
자신이 원하는 일을 찾아 아주 즐겁게 하고, 문제가 생겼을 때에 스스로 슬기롭게 해결하는 토미를 통해 어린이들은 책임감과 성실성, 문제해결력을 배울 수 있고, 부모님들은 자녀와 한 약속을 지킴으로써 서로를 존중하고, 스스로 해결할 수 있게 자립심을 키워주는 가정에 대해 알게하는 동화입니다. 이 책은 칼데콧 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그레이엄이 즐겨 사용하는 기법으로 그러져, 경쾌하고 자유롭게 연필선이 살아있고, 노랑, 파랑, 초록의 밝고 따뜻한 색감이 녹아 있습니다. 그렇기에 한숨짓는 엄마와 불만에 찬 아빠의 표정, 말없는 토미의 친구, 강아지와 고양이의 모습이 살아있고, 토미의 자연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