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에로스인가?
에로스는 예로부터 철학에 의미론적 감정적 에너지 영역으로 영양분을 공급해왔지만, 개념으로 아예 설명될 수 없거나 개념화하기가 대단히 어려운 존재이다. 에로스를 특징짓는 것은 아프로디지아(육체적 사랑)와의 연관성인데, 이는 성적인 요소 즉 육체적-번식 욕구와 향락과의 연관성이다. 더 심층적인 의미에서 그 의미를 밝혀낸 것은 플라톤과 접목시킨 프로이트였다. 이 책에서는 플라톤과 더불어 개념화되지 못했던 에로스의 진정한 개념사를 시작한다.
플라톤은 두 대화편 『향연』과 『파이드로스』에서 에로스를 비유로 가득한 만찬장으로 끌어들여 상세히 설명하였으며, 그리스도교는 고대 그리스 말기와 중세 초기에 생기 넘치던 에로스를 ‘순수한’ 에로스로 교체하려고 시도했다. ‘낭만적 사랑’이라는 미명 아래 다시 등장한 근대 에로스 이론은 정신분석학과 메타심리학에 의해 개혁되었다. 프로이트가 세운 정신분석학적 충동 이론은 보편적인 성 이론과 리비도 이론에서 출발해서 대단히 광범위하게 확장된 에로스 개념을 거쳐 변증법적 충동 개념으로 이어졌다. 20세기를 지나면서 자유민주주의의 영향을 받은 에로스와 섹슈얼리티에 대한 새로운 시각은 유럽 사회를 민법에 이르기까지 급격히 변화시켰다.
Contents
왜 에로스인가?
“말해줘요, 사랑을, 난 설명할 수 없으니까요.”
에로스의 프로필
제1장 『향연』: 플라톤 Ⅰ
제2장 『파이드로스』 그리고 그 너머: 플라톤 Ⅱ
제3장 파편적인 과도기: 고대 그리스에서 그리스도교적 성도덕으로
제4장 억압적인 성도덕: 그리스도교의 패권
제5장 (신)플라톤주의의 재탄생: 르네상스와 인문주의
제6장 초기 낭만주의와 반反목가주의: ‘속박 없는 자유’와 계몽주의
제7장 낭만주의 말기: 19세기의 에로스 철학
제8장 근대의 에로스와 타나토스: 프로이트의 충동 이론
제9장 규범적 성과 젠더 규범: 1945년 이후의 에로스 철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