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론을 가장 이해하기 좋은 방법은 상한론이 만들어지고 사용된 그 시대로 되돌아가서 의미와 방법을 확인하는 것이지만, 이것은 너무나 불가능한 일이기에 현재로서는 사용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상한론이 만들어진 당시의 시대 상황과 문자의 의미 등을 분석하여 지금 이 시대에 맞도록 재해석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일 것이다.
저자는 중경서의 실증주의에 기본을 두면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황제내경』의 신비주의적 경향을 비판하였고, 한의학의 기본 이론인 음양오행과 오행 속성에 대한 문제점을 제시하여, 아무런 비판 없이 당연시해오던 한의학의 기본적인 교육이념에 이의를 제기하였다. 또 임상에서 많이 언급되는 육경과 관련하여 상한론의 육경과 경락에서 응용되는 육경의 차이점을 언급하였고, 증상과 증상의 원인인 병인 관계를 함축한 증후에 대하여 장중경이 전하고자 한 의미를 우리에게 질문하면서 해결책을 제시하였다. 또한 고대 관점의 자연현상인 수?화?기 3요소와 관련하여 그 일원적 관계를 규명하면서 음양오행론을 간략하게 기술하였다. 「기혈수론」, 「한토하론」, 「감응론」, 「복압론」, 「병인론」 등을 통하여 한의학의 병리론, 진단법, 치법 등의 분야에 다양한 형태로 접근하여 우리가 궁금해 하던 점을 해결해준다.
이제까지 한 방향으로 이루어진 연구들은 많았지만, 모든 사람에게 딱 맞는 해설서를 만들기는 사실 어렵다. 그런데 이 책은 여러 방향에서 모든 것을 고려하여 연구한 해설서로서 모자람이 없다. 이 책은 임상한의학에 열정이 있고 고전 상한론에 대한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만이 아니라 두고두고 읽고 고민하고 토론해야 할 내용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