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신자는 왜 금요일에 물고기를 먹는가』는 어원학적 탐색을 시작으로 이 같은 사실을 꼼꼼하게 입증해간 책이다. 지은이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분야, 즉 흔한 인사말과 먹을거리, 건축과 미술, 음악과 연극, 스포츠, 문학, 동식물학, 교육과 미신, 법과 정치적 요소, 여러 국가의 도시와 국기의 이름과 상징들, 관용적으로 쓰이는 단어와 표현법에 이르는 다채로운 어휘들을 광범위하게 채집하여 한 권의 책으로 집대성했다.
저자가 거침없이 쏟아내는 지식의 화수분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가 무의식중에 가톨릭의 지적·문화적 유산과 매일같이 마주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게 된다. 예를 들어 아주 친숙한 먹거리인 ‘덴푸라’를 보자. 튀김을 뜻하는 이 일본어가 가톨릭 축일인 사계대재와 관계있고, 사계절을 뜻하는 ‘콰토르 템포라’에서 유래한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16세기 일본에 살고 있던 가톨릭 성직자들이 당시 육식을 금하던 축일에 고기 대신 해산물을 튀겨 먹기 시작한 데서 기원한 덴푸라는 오늘날 일본을 대표하는 음식이 되었다.
정치에서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경계를 넘나들며 특정 단어에 녹아 있는 다층적 의미를 추적해낸 『가톨릭 신자는 왜 금요일에 물고기를 먹는가』는 종교를 떠나서 독자들의 순수한 인문학적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지은이의 말처럼 가톨릭 신자와 일반 독자 모두에게 “그리스도교가 이 세상에 내보인 성사와 은총이 일상에 투영되어 있음”을 지각하고 되돌아보게 하는 좋은 계기를 제공할 것이다.
Contents
머리말
PARTⅠ 달콤한 인생
chapter 1 시간 만들기 - 교황 그레고리오 13세와 달력
chapter 2 휴일과 축제 - 핼러윈에서 추수감사절까지
chapter 3 예의와 식사 예절 - 알고 보면 경건한 말, ‘굿바이’
chapter 4 먹을거리와 마실 거리 - 위스키는 생명수
PART Ⅱ 즐거운 인생
chapter 5 건축과 예술 - 우뚝 솟은 종탑은 종교의 손가락
chapter 6 음악과 연극 - 도미누스의 도, 레소나레의 레, 미라의 미
chapter 7 스포츠와 놀이 - “치티우스, 포르티우스, 알티우스”
PART Ⅲ 지식의 나무
chapter 8 꽃과 식물 - 쫓겨난 하와의 눈물, 흰나리꽃
chapter 9 곤충, 동물 그리고 그 밖의 자연현상 - 성 비토의 춤
chapter 10 과학 - 성직자 코페르니쿠스와 사제 멘델
chapter 11 발명품 - 성인 판탈레온과 베네치아 바지
chapter 12 교육과 미신 - 우리를 암흑기에서 빼낸 당사자
PART Ⅳ 국가와 정치
chapter 13 신세계의 장소들 - 뉴욕 속의 제임스 2세
chapter 14 국가와 주의 상징 - 프랑스의 삼색기
chapter 15 법 - 가톨릭의 양심, 식민주의와 싸우다
PART Ⅴ 단어의 기원
chapter 16 말, 말, 말 - 성 아우구스티노의 고백과 『고백록』
chapter 17 성경에 나오는 이름과 관용표현 - 에덴의 동쪽, 놋땅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