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늑하고 편안한 소라 껍데기에서 지내던 소라게는 몸이 커져서 집이 꽉 끼자 1월에 이사를 결심해요. 껍데기 밖으로 나온 소라게는 숨을 집 없이 드넓은 바다에 혼자 있다는 생각에 두려움에 휩싸이지요. 하지만 2월에 용케 자기 몸에 딱 맞는 크고 단단한 소라 껍데기를 찾아요. 소라게는 아름다운 말미잘, 잘생긴 불가사리, 멋진 산호, 부지런한 달팽이 등 바다 친구들로 밋밋한 껍데기를 꾸미기 시작하지요. 뾰족뾰족 날카로운 가시가 돋은 성게에게는 집을 지켜 달라고 부탁하고, 빛나는 빛고기(랜턴피쉬, 발광어)에게는 해초 때문에 어두운 곳을 밝혀 달라고 부탁해요. 그렇게 소라게의 집은 완성되어 갑니다. 넓은 바다는 두려움의 대상이지만, 반면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신비한 곳이기도 하지요. 바다 친구들도 엄청 많고요!
하지만 12월이 되자 다시 집이 작게 느껴져요. 그사이 몸이 더 커진 거예요. 그때 마침 작은 소라게 한 마리가 집을 찾으며 다니고, 소라게는 그 친구에게 작은 집을 양보합니다. 집을 꾸며 주고 있는 바다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는 조건으로요. 그러고는 더 큰 집을 찾아 다시 바다 모험을 떠납니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두려웠던 소라게는 이제 자신감으로 자기의 인생을 스스로 개척해 나가는 씩씩한 모습으로 바뀌었어요. 우리 아이들도 이사, 전학, 진학 등의 과정 속에 새로운 도전에 직면할 때가 있지요. 이럴 때 괜히 움츠러드는 대신 소라게처럼 씩씩하고 자신 있게 변화에 직면하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자세가 필요해요. 이 작품은 그런 용기와 자신감, 그리고 기대감을 선사하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