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페미니즘만 아는 것은 반만 아는 것이다
아시아 여성들이 치러낸 전쟁, 그 아픈 역사를 다룬 페미니즘 다큐소설
비랑가나의 본래 뜻은 “용감한 전사”라는 의미. 독립전쟁을 승리로 이끈 방글라데시 정치 지도자, 세이크 무집이 독립 후 연설에서 “당신들은 우리들의 어머니, 용감한 비랑가나입니다”라고 칭송의 의미로 이야기했으나 대중들에게는 ‘창녀’의 의미로 사용되었다. 우리나라에서 환향녀가 ‘고향으로 돌아온 여자’라는 원래 뜻과는 다르게 ‘화냥년=창녀’라는 의미로 사용된 것과 같은 맥락. 독립전쟁이 끝난 후 국가적 차원에서 이 비랑가나들의 결혼과 재활을 위한 사업을 실시했으나 그 어느 것도 비랑가나 개개인들에게는 성공적인 결과를 안겨주지 않았다. 결국 비랑가나 개개인들은 자신들이 비랑가나였다는 사실을 철저히 숨기거나 혹은 비랑가나로 창녀가 되거나, 국가가 주도하는 재활사업의 열악한 노동조건을 버티며 개인적으로 살아남을 수밖에 없게 되었다. 전범들에게 사죄와 위자료를 받는다는 것은 기대조차 할 수 없었다. 이 소설 속에 등장하는 비랑가나들은 그들이 그들의 이야기를 충분히 쏟아낼 수 있는 회담, 같은 고통을 가진 사람들끼리 살아낼 수 있는 연대와 전범재판을 원했음에도 불구하고 대중의 흥미에 맞게 부각되고 잊혀지는 일이 반복되며 결국은 잊혀지는 슬픈 운명을 보여준다.
Contents
작가의 말 / 반쯤 닫친 문을 열며
옮긴이의 말 / 지워진 역사, 찾아낸 상처
주요 등장인물 소개 / 매리엄 외 23인
습지의 미로
매리라고도 알려진 매리엄의 이야기
서치라이트 작전
다카를 떠나며
낙원으로부터의 추락
전쟁 개시, 세 번째 달
정조, 사리 그리고 속옷
전사
아누라다의 일기
생존자들의 회담
미래의 계획들
인터미션
붉은 장미, 실크 사리, 순백의 침대시트
구출 단계
항복, 항복: 중요한 발표
오늘날까지도 우린 널 잊지 않았어
비랑가나 사무실
이상적인 박물관
베어진 배꼽, 깨어난 청춘
아버지와 아들
공원 대신 집, 잔디 대신 매트리스
귀환
황금기
모녀양장점
오, 내 영혼의 짝
라다라니는 그냥저냥 괜찮다
결혼
민중 법정인가 아니면 해방 전쟁인가
생은 어디에서 끝나는가?
비랑가나를 찾아서
벵골어 원작『Taalash』의 작가이다. 방글라데시 코밀라 출생으로 다카 대학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2000년 소설가로 데뷔한 후 방글라데시 여성작가 들의 작품집을 편집, 출판하기도 했다. 현재 Ain-o-Salish Kendra(ASK) 인권기구에서 일하고 있다. 작가의 마음을 사로잡은『작전명 서치라이트 : 비랑가나를 찾아서(The Search)』의 ‘매리엄 이야기’는 방글라데시 독립 전쟁때 여성들이 겪은 폭력을 고발하는 작품이다. 그들의 용기, 비통함 그리고 사랑 찾기의 여정과 배신 등을 솜씨 있게 풀어놓 았다. 이 작품은 2004년 방글라데시의 최우수도서상인 프로돔 알로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