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연명, 이백, 왕유, 두보는 전통 중국을 대표하는 시인들이다. 이들은 오늘날까지도 중국인, 한국인 및 일본인들까지도 즐겨 읊는 많은 시가를 창작하였다. 이 책은 이들의 작품 중 가장 애송되는 것을 선정하여 동서 비교 문학이라는 관점에서 조명한다. 이미 고전이 된 이들 시가는 읽는 사람의 주관적인 견해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겠지만 지금까지 발간된 한시에 대한 여러 저서에서는 이 시가들에 담긴 중국 정신의 깊이가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다루어져 왔다는 사실을 저자는 아쉬워한다.
도연명은 도가 정신을, 두보는 유교를, 이백은 도·유 양자를 공히 기반으로 하여 도달한 초월적 경지를, 왕유는 불교의 정신적 경지를 각각 그들의 작품에 형상화하였거니와 저자는 이 정신세계를 기독교와 비교적 관점에서 이해하고자 한다. 기독교과 신과 인간의 이질성, 차이를 극대화한다면 중국의 종교는 인간과 신 및 전 우주가 하나요, 동질적이라는 것을 바탕으로 한다. 서구와 중국 문명의 종교적 세계관의 차이는 문학에도 각각 다른 영향을 미쳤다. 예컨대 서구의 문학작품에서는 긴장과 갈등이 부각되는 반면 중국의 시문화에서는 휴식과 편안함을 자주 경험할 수 있는 바 이러한 점이 중국문학이 서구와는 다른 아름다움과 깊이를 가지도록 했다. 전통 중국 시가를 읽는 것은 그 자체의 예술적 가치를 향유하는 즐거움을 넘어서 현재 중국인들과 좀 더 깊이 있는 교류를 하기 위해서도 긴요하다.
도·불·유의 사상은 전통사회에서뿐 아니라 오늘날에도 중국인들의 정신에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자리잡고 있다. 더욱이 중국인들은 자신들의 전통 문화에 상당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거니와 이 문화의 정수라고 할 만한 시는 아직도 많은 사람이 사랑하고 있어 심지어 식당 종어원들 중에도 수백 편을 암송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요컨대 중국 전통시가에 대한 이해는 오늘날에도 결코 등한시 할 수 없는 일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저자는 우리나라의 젊은이들이 중국인들과 교류를 발판으로 하여 그들의 웅지를 한반도를 넘어 중국 대륙에서도 마음껏 펼치기를 기대하고 있다.
Contents
들어가는말
1장 도연명 陶淵明 (365~427)
1. 「음주 飮酒 제5수」 : 30자에 담은 인생 최고의 철리哲理
2. 「귀거래사 歸去來辭」 : 도가적 전원생활 속의 기쁨과 깨우침
3. 「음주 飮酒 제1수」, 「책자 責子」 : 도가적 전일성全一性과 달관
4. 유가적 가치와 명예욕 : 지독한 가난 속에서 절개를 지키다( 「영빈사 詠貧士」 등)
5. 「음주 飮酒 제14수」 : 술, 열락 悅樂, 물아일체
6. 죽음 : 너무나 인간적인 전원 시인(「육체, 그림자와 정신 形影神」)
7. 결어 : 꿋꿋하고 청정한 삶과 소박하고 꾸밈없는 시작 詩作 (「귀원전거 歸園田居」)
2장 두보 杜甫 (712~770)
1. 「강촌 羌村 제3수」 : 두보, 공자의 길(인仁 )을 좇다
2. 「강촌 江村」 : 유교적 이상정치의 요체 要諦
3. 「객지 客至」, 「월야 月夜」 : 두보의 인간미
4. 두보의 ‘이력서’ : 죽는 날까지 고수한 유교적 이상
5. 시 詩 속에 유교 정신을 구현하다 (「서울에서 봉선현으로 가서 읊은 오백자의 감회」)
6. 「춘망 春望」 : 절망적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다
7. 「삼리 三吏」, 「삼별 三別」 : 전쟁의 참상을 고발하다
8. 「촉상 蜀相」 : 냉혹한 현실, 비장한 눈물
9. 시의 형식에 대해서
10. 「등고 登高」 : 위대한 자연, 늙고 병든 나그네
11. 「악양루에 올라(登岳陽樓)」 : 늙고 병든 몸, 비장한 눈물을 흘리다
12. 「곡강 曲江 제1수」 : 군자의 타락(?)
13. 두보 (「망악 望嶽」) vs 백락천 (「풀(草)」)
14. 결어 : 시성 詩聖 두보 (「강한 江漢」)
3장 이백 李白 (701~762)
1. 유교적 야망, 신비적 경험 그리고 다양한 작품세계
2. 섬세한 정감의 시인 (「녹수곡 綠水曲」, 「옥계원 玉階怨」 등)
3. 이백, 고향을 떠나 넓은 세계로 나가다 (「아미산월가 峨眉山月歌」, 「망여산폭포 望廬山瀑布」 등)
4. 좌절, 도가적 삶, 현실참여와 탈세속적 이상 사이의 갈등
(「산중여유인대작 山中與幽人對酌」, 「산중문답 山中問答」 등)
5. 「장진주 將進酒」 (「술을 권하다」) : 유교적 가치를 비웃다 그러나 그 이상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다
6. 대망 待望의 관직을 얻다. 그리고 크게 실망하다.
7. 「월하독작 月下獨酌」 : 도가적 황홀경으로 날아오르다
8. 「파주문월 把酒問月」 : 전 우주적 공감대를 형성하다
9. 나라를 근심하며 전 중국을 유랑하다 (「등금릉봉황대 登金陵鳳凰臺」 등)
10. 「조발백제성 早發白帝城」 :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와서 도가적 전일성全一性을 읊다
11. 시선의 말년 : 대붕 大鵬, 날개가 꺾이다
4장 왕유 王維 (701~762)
1. 시불 詩佛 왕유
2. 두 개의 이별시
3. 「수장소부 酬張少府」 (「장소부에게 답하노라」) : 들어보라, 어부의 노래 소리를!
4. 불교의 근본적 가르침에 대하여
5. 불교적 진리 vs 기독교적 진리(왕유와 프로스트)
6. 「과향적사 過香積寺」 (「향적사를 찾아가다」) : 깨달음에 대한 열망
7. 불교의 높은 경지를 시에 담아내다(「신이오 辛夷塢」, 「녹채 鹿柴」, 「조명간 鳥鳴澗」 등 )
8. 인간 왕유(「송별 送別」, 「죽리관 竹里館」)
9. 왕유의 산수자연시(「난가뢰 欒家瀨」)
10. 「산거추명 山居秋暝」 (「산 속의 가을 저녁」) : 선택이 없는 자유로운 삶
주
후기 그리고 감사의 말
Author
김필년
성균관대 법대를 졸업하고 독일 보쿰대 사학부에서 「막스 베버의 후속 연구로서의 동·서 문명 비교론 - 중국과 서구에서의 정치, 경제, 자연과학 및 문학의 상이한 발달에 대한 규명」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동·서문명과 자연과학 (까치, 1992)』,
『자본주의는 왜 서양 문명에서 발전했는가 (범양사, 1993)』,
『시련과 적응. 보편사적 시각에서 이해한 중국 문명 (분도출판사, 2001)』,
『권력적 사회와 반권력적 혁명들 (한국디지틀도서관포럼, 2010)』,
『공자의 그물 (산과글, 2016)』 등의 저서가 있다.
성균관대 법대를 졸업하고 독일 보쿰대 사학부에서 「막스 베버의 후속 연구로서의 동·서 문명 비교론 - 중국과 서구에서의 정치, 경제, 자연과학 및 문학의 상이한 발달에 대한 규명」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동·서문명과 자연과학 (까치, 1992)』,
『자본주의는 왜 서양 문명에서 발전했는가 (범양사, 1993)』,
『시련과 적응. 보편사적 시각에서 이해한 중국 문명 (분도출판사, 2001)』,
『권력적 사회와 반권력적 혁명들 (한국디지틀도서관포럼, 2010)』,
『공자의 그물 (산과글, 2016)』 등의 저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