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7세기의 신항로 개척 시대를 지나며 전 세계 각 나라는 다른 나라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에 있어 밀접한 관계를 맺게 되었고, 그 중요성은 세계대전과 냉전, 정보통신 혁명을 거치며 오늘날까지도 계속 커지고 있다. 이를 위한 국가 간의 인적·물적 교류는 민간 차원에서도 얼마든지 이뤄질 수 있지만, 국가 차원에서 양측의 상호 협력 관계를 공식화하는 국교 수립(수교)은 한층 더 의미 있다고 할 수 있다. 한민국 역시 광복과 한국 전쟁을 거치며 다른 국가와 수교를 맺기 위해 외교적 노력을 기울였고, 분단국가라는 특징과 전쟁 후 사회·경제적 어려움은 이런 필요성을 더욱 크게 만들었다. 냉전 시대 논리에 따라 1950년대에는 우선 미국과 서유럽을 중심으로 하는 제1세계 우방 국가들과 수교를 진행했으며, 1960년대부터 아프리카와 남미, 동남아시아 등의 제3세계 개발도상국으로 관계를 크게 확장했다. 이후 1980년대 들어 냉전이 완화되자 북방 외교를 표방하며 적대 관계였던 중국, 소련, 동유럽 국가 등과도 수교를 맺기 위해 노력했고, 결국 1990년 소련, 1992년 중국과 국교를 수립하게 된다. 현재 2024년 2월 기준 대한민국은 전 세계 193개국과 수교를 맺고 있으며, 이는 북한과 시리아를 제외한 UN 회원국 전부를 포함하는 수치다.
본 총서는 외교부에서 작성하여 30여 년간 유지한 유럽 국가와의 국교 수립 관련 자료를 담고 있다. 지역 구분은 외교부의 직제를 따른 것으로, 이는 터키(1957), 스페인(1962), 핀란드(1964~1973), 슬로베니아(1992) 등의 자료를 포함한다. 다만 2020년 ‘외교문서 비밀해제: 동구권 국교수립’ 총서로 이미 출간되었던 헝가리, 이라크, 폴란드, 유고슬라비아 국교 수립 관련 자료, 그리고 ‘외교문서 비밀해제: 소련 국교수립’ 총서로 출간되었던 소련 관련 자료는 제외하였다. 총서는 총 6권으로, 전체 분량은 2천 6백여 쪽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