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음악 사상의 길잡이 『악서』 총200권 중,권151~권164를 역주한 『역주 악서』 6 출간
『역주 악서』 6은 진양(陳暘)의 『악서』 총 200권을 역주하는 시리즈 중 하나이다. 『악서』는 진양(陳暘)이 40여 년에 걸쳐 완성한 역작으로 1103년에 송(宋) 휘종(徽宗)에게 헌정되었다. 조선의 악정(樂政)과 악리(樂理)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쳤으며 동양사상의 정수를 꿰뚫고 있는 동양 음악의 경전으로 평가받는다.
진양은 『악서』에서 유가사상의 바탕 위에 노장사상을 수용한 독특한 악론을 펼친다. 그는 예악이 온전하게 시행되기 위해서는 도와 덕이 바탕이 되어야 함을 강조하면서, ‘예악에서 도덕으로 나아가게 되면 바로 무위(無爲)를 하는 것이다’라고 하여, 유가와 노장사상을 대립적인 것으로 보지 않고 같은 방향으로 연결될 수 있는 것으로 보았다. 또한 진양은 ‘도에 내 몸을 싣고 더불어 하나가 되는 단계’를 지향하는데, 그 단계는 ‘만물의 합주가 일어나 모두 즐거워하며 성난 소리를 찾으려야 찾을 수 없고, 그윽하고 어두운 가운데 아무 소리도 없으며, 천지 사이에 충만하여 넓은 우주를 감싸며, 무한한 경지에서 움직여 다니다가 그윽하고 어두운 근원의 세계에서 조용히 머무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바로 장자가 말한 ‘함지악(咸池樂)을 통해 도달하게 되는 천지 대자연과 일체가 되는 도의 경지’인 것이다. 결국 진양의 음악관은 유가의 방법을 따라 수양을 하되, 이를 뛰어 넘어 궁극적으로 도와 일체가 되는 경지에 이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총 200권으로 이루어진 『악서』는 크게 「훈의(訓義)」와 「악도론(樂圖論)」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훈의」에서는 『예기(禮記)』, 『주례(周禮)』, 『의례(儀禮)』, 『시경(詩經)』, 『상서(尙書)』, 『춘추(春秋)』, 『주역(周易)』, 『효경(孝經)』, 『논어(論語)』, 『맹자(孟子)』 등의 경전에서 음악과 관련된 내용을 뽑아 풀이함으로써 음악을 통해 추구하는 이상향(理想鄕)을 서술하였다.
「악도론(樂圖論)」에서는 실질적으로 악을 시행에 필요한 사항인 악률이론(樂律理論), 악기(樂器), 가(歌), 무(舞), 잡악(雜樂), 오례(五禮)를 서술하였다. 아부(雅部)와 속부(俗部) 외에 호부(胡部)까지 포괄하고 있어서 중국뿐 아니라 중국 주변 민족의 악가무(樂歌舞) 일체에 대한 정보가 풍부하다. 특히 「악도론」은 12율ㆍ5성ㆍ8음과 같은 음악이론과 함께, 한족(漢族)과 중국 주변민족의 악가무(樂歌舞) 전반과 예악제도를 그림과 함께 상세히 밝혀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