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중앙연구원 어문생활사연구소에서는 지난 2008년 7월부터 2011년 6월까지 한국학술진흥재단(현 한국연구재단)의 재정 지원을 받아 ?조선시대 한글편지의 수집·정리와 어휘·서체 사전의 편찬 연구?를 수행하였다. 이 연구는 조선시대 한글편지에 대하여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수집·정리를 도모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글편지의 어휘 사전과 서체 자전을 편찬하는 데 목표를 두었다. 국어학, 국문학, 고문서학, 서예학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연구진은 그동안의 연구를 차질 없이 수행하고 그 연구 결과물을 이제 세상에 내놓는다.
조선시대 한글편지는 위로는 왕으로부터 아래로는 서민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실용적으로 사용된 까닭에 우리의 말과 글을 지키고 가꾸는 귀중한 토양이 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한글편지는 개인의 생활 감정을 진솔하게 육필(肉筆)로 기록한 자료이기에 그 사연 속에는 당시 개인이나 사회의 생생한 실상을 가감 없이 그대로 담고 있다.
이러한 자료상의 특성 때문에 한글편지는 근래, 국어학을 비롯하여 국문학, 역사학, 고문서학, 여성학, 민속학, 서예학 등 한국학 여러 분야에서 귀중한 일차 자료로 주목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글편지는 심하게 흘려 쓴 글씨체로 인해 판독 자체가 쉽지 않은 데다가 편지 소개도 개별 연구자에 따라 산발적으로 이루어져 그동안 연구자나 일반인들이 자료를 접하고 활용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바로 이같은 시점에 본서가 출판되어 한글편지의 활용도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방대한 자료 결집과 함께 유용한 도구(사전)가 마련된 만큼 앞으로 한글편지를 활용한 다방면의 연구가 더욱 활성화되리라고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