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프랑스 문단이 가장 주목하는 작가이자 우리 시대 최고의 논쟁적 작가 미셸 우엘벡의 다섯번째 장편소설로, 2010년 공쿠르 상 수상작이다.
‘지금 여기’를 살아가는 한 예술가의 통렬한 일대기인 이 소설은 예언가적 시선으로 그려낸 현대 문화예술계의 정교한 지형도이자 21세기에 대한 적확한 비평으로도 읽힌다. 그동안 천착해온 서구 자본주의 비판을 한층 세련된 방식으로 풀어내며 특유의 냉소적 유머와 멜랑콜리한 이야기까지 더해진 소설은 공쿠르 상 심사위원단을 매료하기에 충분했고, 만장일치에 가까운 찬성으로 수상이 결정되었다.
제드 마르탱의 첫 전시회의 제목 ‘지도는 영토보다 흥미롭다’는 소설을 관통하는 주제가 된다. 제드가 예술작품 안에 세상을 재현하는 데 자신의 인생을 바쳤듯, 미셸 우엘벡은 『지도와 영토』는 물론, 모든 소설 속에 이 사회를 냉철한 시각으로 통렬하게 그리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그는 이 소설을 통해 소설은 언제나 현실보다 흥미롭다고 말하고 있다.
우엘벡 특유의 절망에 관한 서술에 블랙유머의 아이러니로 무장한 이 작품은 이 시대에 대한 사회학 보고서 그 이상이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을 독자의 마음이 서늘하도록 예리하게 도려내 샅샅이 분석하고 관찰하는 한편, 예상치 못한 순간에 뭉클하게 만들고 뒤돌아 눈물짓게 만든다. 다른 어떤 말로 축소하거나 대신할 수 없는 이 완벽한 소설은 세계를 바라보는 작가의 철학적 사유로 가득한, 미로와도 같은 작품이다. 따라서 작품을 읽는 독자의 시각에 따라 포착될 수 있는 이야깃거리는 무궁무진하다.
Contents
1부
2부
3부
에필로그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21세기 프랑스 최고의 논쟁적 작가. 1958년 프랑스의 해외 영토인 레위니옹섬에서 태어났으며, 부모님의 이혼으로 대부분의 어린 시절을 조부모와 보냈다. 국립농업학교에서 농업경제학과 정보학을 공부하고, 졸업 후 전산 관련직, 국회 전산부 행정 보좌직 등 다양한 일을 했다. 1985년 시인으로 데뷔했으며, 1996년부터는 전업 작가로 창작 활동에 매진한다.
1992년 첫 시집으로 《행복의 추구》를 펴내 트리스탕 차라상을 수상하였다. 또한 1994년 첫 장편소설 《투쟁 영역의 확장》을 시작으로 《소립자》, 《플랫폼》, 《어느 섬의 가능성》, 《지도와 영토》, 《복종》, 《세로토닌》 등을 썼다. 2010년에는 《지도와 영토》로 공쿠르상을 수상하였다. 우엘벡은 소설을 통해 자유 자본주의의 노동과 성, 인간의 이기주의, 프랑스 정치 문제나 이슬람 혐오 등 현대 사회의 다양한 문제에 관해 본인만의 소신을 밝힌다. 그로 인해 발표하는 작품마다 뜨거운 찬사와 신랄한 비판을 동시에 받으며 논쟁을 일으킨다. 각종 인터뷰에서도 매번 도발적이고 파격적인 발언으로 화제가 되는데, 이슬람에 대한 언급으로 법정에 선 일은 특히 유명하다. 우엘벡이 알카에다 조직에 납치됐다는 소문을 바탕으로 2014년에 제작된 〈미셸 우엘벡 납치 사건〉이라는 영화에서 본인 역을 맡아 직접 연기하기도 했다. 《러브크래프트: 세상에 맞서, 삶에 맞서》는 시, 소설, 에세이 등을 망라하는 우엘벡의 저작 중 첫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