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진을 찾은 반가운 손님이 있다. 손님의 이름은 기연화. 기연화의 아들은 제순으로, 세진과 어린 시절부터 인연이 있던 모자였다. 그런데 함께하는 일행은 제순이 아니라, 행동거지가 특이한 청년이다. 생긴 건 멀쩡한 사람이었지만… 뭐랄까…짐승을 닮은 구석이 있는 기이한 사내였다. 기연화는 그 청년이 며칠 전부터 갑자기 자신을 쫓아오기 시작했다고 하며, 떼어 놓으려 애를 써도 끈질기게 따라붙고 있다며 한탄을 한다. 그리고 한 남자를 찾고 있다며 마을 구석구석을 돌아보는데…
한편, 그 무렵 세진의 마을에서는 정체불명의 장난이 며칠째 이어지고 있다. 집집마다 잘 정리해 마당에 내놓은 농기구며 물건들이, 아침이면 마을의 길가에 널브러져 발견되는 것이다. 밤사이 발이라도 달리는 것인지 도통 원인을 알 수가 없다. 마을 사람들은 협심하여 범인을 찾으려 애쓰지만, 범인 찾기는 난항을 거듭한다. 그런데… 이 물건들, 어쩐지 단순한 장난이라기에는 수상하다. 매일 조금씩 산을 향해 이동하는 것 같은데? 아니면, 산에서 마을을 향해 가까워진 것 같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