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가람의 앞에도 모습을 드러낸 긴 머리의 사내. 가람과 그 둘 사이엔 신비를 두고 아슬아슬한 긴장감이 감돌지만, 가람은 신비를 위해 그와 친해지기로 마음먹는다. 어느 밤, 긴 머리 사내는 신비에게 아스라한 기억 속, 자신의 서글픈 사연을 들려준다. 그가 왜 이토록 인간을 경멸하게 되었으며, 가슴께에 남은 상처는 무엇인지, 그의 이름은 무엇인지 알게 된다.
한편, 집에서 발견한 오래된 그림 한 장에 신비의 오랜 기억 또한 되살아난다. 할머니와의 만남과 가슴 아픈 이별, 가람과 신비의 10년 전 기억 속에 서로가 있었다는 사실까지… 뒤늦게 찾아온 슬픔에, 오래전 긴 머리 사내가 그랬듯 신비는 유리 구슬처럼 부서진다. 신비를 바다에 떠나보내고 오랜 시간이 흐른 뒤, 가람은 신비와의 시간을 기록한 전시회를 연다. 두 사람은 그들의 약속처럼 다시 만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