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 이야기

다섯 살짜리 꼬마 안나와 체격이 아주 큰 열아홉 살짜리 청년 핀은 밤거리에서 만나서 여덟살이 되기 전 안나가 사고로 죽기까지 핀의 가족과 함께 살면서 둘이 함께 많은 것을 경험하였다. 이 만남이 있고 30년 세월이 지난 다음 그 사이 제2차 세계 대전을 겪고 나서 핀은 아직도 머릿속에 고스란히 남아있는 그 옛날 일을 기억해서 우리에게 이야기를 들려준다.

안나는 부모의 학대를 못 견디고 다섯 살 어린 나이에 런던 거리로 가출하였다. 그 이상은 출신 배경을 알수 없다. 이 꼬마 소녀가 죽어라고 입을 다물었기 때문이다. 길거리에서 데려온 어린 소녀는 핀의 집에서 진정한 가족의 행복을 찾아낸다. 그러고는 곧바로 핀의 일상 세계로 빠져든다. 즉 지적 모험을 시작하는 것이다.

이 어린이의 사고의 영역과 깊이는 아이의 표현 능력의 한계를 훨씬 넘어서고 있다. 그리고 대단히 자주 어른들의 사색의 틀을 깨트리고 훨씬 더 멀리 나아가 사물의 본질에 직접 마주선다. 핀은 안나와 함께한 시간이 한참 흐른 다음에야 자신과 안나의 관계가 '탐구하는 사람', '지적 모험가'라는 측면에서 서로 친구이며 동료라는 사실을 확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