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에는 언어학, 과학, 역사, 철학, 예술이 함께 있다. 예전에는 아이들의 첫 책이 천자문이었다. 지금도 아이들의 첫 책이 천자문이어야 하겠다. 단지 한문을 배우는 것만으로도 언어의 이치에 대해서, 자연의 이치에 대해서, 관계의 이치에 대해서 배우며 인문학적인, 과학적인, 예술적인 소양이 높아진다.
그래서 현대 교육에서는 한문 교육을 영재교육으로 보기도 한다. 한자에는 글자 자체에도 많은 이야기들이 들어 있는데, 글자 한 자 한 자에서 그러한 이야기들을 들어 보면 왜 한문 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인지를 알 수 있다.
우리의 언어는 어느 날 하루 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오랜 역사를 통해서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들이 축척되어 있는 것이고, 그러한 것을 뜻글자인 한문은 그대로 담고 있다. 동봉 스님의 천자문 해설서는 그러한 자세한 이야기들을 매우 상세하게 담고 있다. 단지 한문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철학, 수학, 물리학, 생물학, 언어학, 종교, 예술 및 일상에 대한 이야기까지. 한자 한 글자에 이렇게까지 다양한 이야기들이 들어 있을 수 있는지 놀랍다.
한자를 파자해 보면 더욱 잘 알 수 있다. 한자 한 글자를 놓고 아이들의 안목이 넓어지고, 깊어지니 현대적인 영재교육으로 보아도 전혀 손색이 없는 것이다. 또한 저자가 스님이니 불교에 대한 이야기도 빠지지 않는다. 불교 교육은 현대 과학의 발전과 함께 더욱 그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그 어떤 것에도 의지하지 않고, 그 어떤 것에도 속박되지 않는 해탈을 지향하는 불교의 컨셉이 합리성을 추구하는 현대 문명과 잘 통하기 때문이다.
40여 년을 수행자로 살아온 동봉 스님의 글 속에는 읽으면서 수행이 되는 매우 특별한 내용적 특징이 있다. 천자문을 보면서 자기 자신을 보는 마음이 생긴다면 스스로의 잠재력을 스스로 이끌어낼 수 있는 그 또한 멋진 공부이며 수행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