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징』은 한마디로 『논어』의 주석서이다. 이 책은 『논어』 이전에 출판된 것으로 판단한 '고문사(古文辭)'의 경전, 즉 육경을 기준으로 『논어』를 해설한 것이 특징이다. 경전의 본문만을 읽고 또 읽고, 읽고 또 읽는 과정에서 의문점을 발견하고 그 의문을 스스로 풀어가면서 자신의 경학을 구축한 것이다. 선현들의 주석은 잠시 뒤로하고 자신의 문제를 철저하게, '독학(獨學)'으로 해결해나가는 과정에서 그의 독창적인 경학이 성립된 것이다.
소라이는 일본학자이지만 주자(朱子)의 각종 학설에 정면으로 맞서, 고대의 유학경전, 즉 오경(五經)을 종횡으로 활용하면서 자신의 주장을 펼쳤다. 그가 구사한 한문의 수준도 보통 학자들을 뛰어넘는 것으로, 일본을 넘어 중국과 조선의 지식인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는 것이었다. 주자학에 대한 적극적인 반론, 『논어』에 대한 재해석, 그리고 고대 경전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활용은 그가 동아시아의 차원에서도 보통의 학자수준을 넘어서는 그의 해석은 기존의 논어 주석서와는 또 다른 매력으로 느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