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기호학의 대가 유리 로트만의 『기호계: 문화연구와 문화기호학』이 출간되었다. 로트만은 미하일 바흐친과 더불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현대 러시아 지성계의 대표적 학자이자, 문화를 본격적인 기호학적 연구의 대상으로 삼아 문화기호학이라는 학제의 가능성과 자리를 예견하고 예비했던 최초의 이론가로 잘 알려져 있다.
로트만의 ‘문화기호학’은 기호학적 체계로서의 문화 자체, 즉 총체로서 작동하는 문화 자체의 기호학적 메커니즘을 탐구하는 학문 분야라 할 수 있다. 문화사 기술, 문화의 유형학 연구에서 출발해 신화, 인공지능, 문화들의 상호 작용 문제로 이어지는 로트만의 폭넓은 사유는, ‘원 소스 멀티 유즈’라는 말로 대변되는 문화콘텐츠의 다양한 몸 바꾸기 현상부터 문화(문명) 간 대화(충돌)론이나 (탈)식민주의 담론에서 논의되는 핵심적인 영역까지 문화와 관련된 현대의 이론적 논의의 가장 첨예한 지점을 포괄하고 있다.
이 책은 지난 2000년 러시아의 ‘이스쿠스트보-에스페베’ 출판사에서 출간된 로트만 선집 『기호계Семиосфера』에 실린 논문 중에서 문화기호학과 관련된 논문 12편을 번역하여 수록하였다. 이 논문들에는 ‘공간적 모델링’을 비롯해 ‘비문화/반문화’ ‘경계’ ‘문화적 기억’ ‘복수 언어주의’ ‘대화’ 등 로트만 문화기호학의 대표적인 이론적 개념들이 빠짐없이 논의되고 있다.
Contents
한국어판 출간에 부쳐_미하일 로트만
문화를 유형학적으로 기술하기 위한 메타언어에 관하여
문화의 기호학적 메커니즘에 관하여
문화의 기호학적 연구를 위한 테제들
신화-이름-문화
기호학적 체계의 역동적 모델
집단적 지성으로서의 문화와 인공지능의 문제
문화 현상
두뇌-텍스트-문화-인공지능
문화들의 상호 작용 이론의 구축을 위하여
문화의 기억
주체이자 그 자신에게 객체인 문화
문화의 역동성에 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