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허집鏡虛集』은 근대 선불교의 중흥조로 일컬어지는 경허 성우鏡虛惺牛의 문집이다. 『경허집은 대체로 한암필사본漢巖筆寫本과 선학원본禪學院本 두 종류와 필사본 『호서화상법어湖西和尙法語』가 현재 남아 있다. 『한국불교전서』에 실린 선학원본의 「보유補遺」는『한국불교전서』를간행할 때 추가한 부분이다. 한암필사본에 실린 시문은 대개 경허의 작품이라 추정되지만, 추후追後하여 자료를 더 수집해서 편찬한 선학원본에 실린 시문에는 경허의 작품으로 보기 어려운 것들도 있다. 뿐만 아니라 선학원본에는 오탈자가 많고, 한암필사본에도 오탈자가 있다.이책에서한암필사본을저본으로삼고,선학원본 중에서한암필사본에없는작품들을뒤에첨부하였으며, 한암필사본·선학원본·『호서화상법어』세본本을 대조하여 교감하문리에 맞지 않은 글자를 고쳐서 번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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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허의 시문은 『호서록湖西錄』이란 필사본이 남아 있었지만 지금으로서는 그 전모를 알 수는 없고, 『호서화상법어』라는 필사본이 전해진다. 『경허집』은 지금까지 모두 네 차례에 걸쳐 편집, 간행, 증보, 번역되었다. 첫째는 한암 중원이 경허의 시문을 손수 필사한 필사본으로, 자신이 지은 「선사 경허 화상 행장」을 첫머리에 얹었다. 그 행장의 말미에 “신미년(1931) 3월 15일에 문인 한암 중원은 삼가 찬술하다.”라 한 것으로 보아 이 필사본은 1931년에 편찬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12년 뒤 1943년, 선학원禪學院 중앙선원中央禪院에서 만해 한용운이 편집하여 『경허집』을 활자로 간행하였다. 이 두 본은 모두 경허의 사법제자인 만공 월면의 부탁을 받아 편집한 것인데, 편차와 작품의 제목이 많이 다르다.
한암필사본에는 [오도가悟道歌], 「동곡당 대선사의 진영(東谷堂大禪師之眞)」, [심우송尋牛頌]을 제외하고는 문文을 상반부에, 시를 하반부에 싣고, 1권과 2권으로 나누었다. 선학원본은 법어, 서문, 기문, 서간, 행장, 영찬, 시, 가歌로 장르를 나누고, 시는 다시 오언절구(五言絶), 오언율시(五言律), 칠언절구(七言絶), 칠언율시(七言律), 사륙언四六言으로 나누어 놓았다. 한암필사본에서는 [우음偶吟], [물외잡영物外雜詠]과 같은 제목을 한암이 붙이고, 그 아래 원래 제목이 없던 작품들을 모아 놓았던 것을, 선학원본에 이르러서는 다시 시체詩體별로 분류해 제목을 붙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한암필사본은 문이 29편인데 이 중 선학원본에 없는 것이 4편이며, 시는 대략 67제題 148수인데 선학원본에 없는 것이 대략 11제 12수이다. 그리고 [오도가悟道歌] 1편, [심우송尋牛頌] 2제 18수, 한글로 된 작품으로 [가가가영], [중노릇하는 법], [법문곡] 3편이 수록되어 있다.
선학원본에는 문이 37편인데 이 중 한암필사본에 없는 것이 12편이며, 시는 138제 208수인데 한암필사본에 없는 것이 대략 73제 98수이다. 그리고 한글로 된 작품으로 [참선곡]이 더 실려 있다.
한암필사본과 선학원본에만 각각 들어 있는 작품들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대조하여 식별하기 쉽도록 원문의 제목을 그대로 인용하고, 한 제목 아래 여러 편의 시들이 묶여 있는 경우에는 각 편에 제목이 없으므로 첫째 수를 제목으로 대신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