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가 혹은 집단이 저지른 ‘과거의 죄’는 다음 세대에
그리고 그 이후 세대에 어떠한 상처와 책임, 과제를 남겨주는가
나치, 구동독 시대 범죄의 법적 도덕적 책임을 명확한 언어로 풀어낸 작품. _디 차이트
왜 독일은, 아니 왜 독일만이 과거의 죄를 인정하고 법적으로 청산하고자 하는가.
전후 1세대 독일 법조인의 진솔하고 치열한 기록
영화 [더 리더]의 원작이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책 읽어주는 남자》의 작가 베른하르트 슐링크. 2014년, 한국 최초의 국제문학상인 박경리 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방한한 그에게 쏟아진 질문들은 한결같았다. 독일의 과거사 문제에 천착하는 동인은 무엇이며, 그것은 독일인의 역사의식과 얼마나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인가. 즉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 국가로서 이례적으로 과거사 문제에 열중하는 독일만의 독특한 인식, 태도에 대해, 그리고 그것이 얼마만큼의 진정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독일인인 그의 입을 통해 직접 확인하고 싶어 했던 것이다.
문학상 수상을 위해 방문한 작가에게 어쩌면 무례하게 비칠 수 있었던 그 질문들에 대해 슐링크는 시종일관 진솔하고 신중한 태도로 답변을 했다. 이유는 단순하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듯이 그는 독일인이며, 이 책 《과거의 죄》를 통해 말했듯이 외국인들의 그러한 질문과 시선을 통해 독일인으로서의 자신을 자각하고 법학자로서 이를 법적으로 해결할 방안을 모색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작가적 명성에 가려 흔히 간과하게 되지만, 그는 나치 정권의 과오를 법적으로 청산하기 위해 노력했던 전후 세대의 대표적 법조인이자(슐링크는 1987년부터 2006년까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 헌법재판소 재판관을 역임했다), 지난 20여 년간 본 대학, 프랑크푸르트 대학, 훔볼트 대학 등 독일 내 주요 대학에서 다음 세대를 이끌었던 법학자이기도 하다.
《과거의 죄》는 그런 그가 먼저 독일인으로서, 법학자로서, 나아가 다음 세대에 질문이 아닌 답변을 주어야 하는 기성세대로서 고민하고 노력했던 기록들이다.
Contents
서문
1장 집단죄?
2장 법치국가와 혁명적 정의
3장 참을 수 없는 과거?
4장 법에 의한 과거 청산
5장 과거의 현존
6장 국법학의 무능을 애도해야 하는가?
7장 1970년 여름, 작은 과거의 작은 청산
8장 용서와 화해
역자 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