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보상절釋譜詳節』은 세종의 명을 받아 수양대군이 중심이 되어 편찬한 석가모니 부처님의 전기傳記이다. 모두 24권이며 금속활자로 인쇄되었는데 1447년(세종 29)에 간행된 것으로 추정된다. 한글로 된 최초의 산문 자료이다.
『석보상절』을 간행하게 된 계기는 세조(수양대군)가 1459년 7월 7일에 쓴 「어제월인석보서」에 자세히 나타나 있다. 이에 따르면 1446년 3월 24일에 세종의 비인 소헌왕후가 향년 52세로 승하하자 세종은 수양대군 등에게 소헌왕후의 명복을 빌기 위해 석가모니의 일대기를 모든 사람에게 자세히 알릴 수 있는 책을 만들도록 명을 내린다. 즉 『석보상절』은 세종의 명에 의해 편찬이 되었다.
『석보상절』 권21은 구마라집이 번역한 대승경전인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의 마지막 네 품만을 담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묘법연화경』의 마지막 네 품을 거의 전문 그대로 우리말로 번역하고, 어려운 내용이나 용어가 나오는 부분에 대해서는 계환戒環의 주석을 빌리거나 편찬자 스스로 설명을 덧붙이고 있다. 편찬자는 매 품이 끝날 때마다 “여기까지는 ~품이다.” 하고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석보상절』 권21은 원래 고서 수집가 우찬규禹燦奎 씨의 소장품이었는데 천혜봉千惠鳳 교수가 발굴하여 1989년 11월 15일에 『중앙일보』에 소개하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현재는 삼성미술관 리움에 소장되어 있다. 이 책은 모두 65장으로 추정되는데 마지막의 제64·65장 두 장이 낙장이며 남아 있는 것도 60~63장 부분은 훼손이 심해서 글자가 보이지 않는 부분이 많다.
한편, 『석보상절』 권21에 들어 있는 『묘법연화경』 「관세음보살보문품」은 관음신앙의 바탕이 되는 것이어서 별권으로도 널리 유통되었는데 줄여서 ‘관음경觀音經’ 또는 ‘보문품普門品’, ‘보문품경普門品經’으로도 불린다. 특히 언해본으로는 권수제가 『묘법연화경관세음보살보문품妙法蓮華經觀世音菩薩普門品』으로 되어 있고 간기가 ‘강희삼십육년정축칠월일康熙三十六年丁丑七月日 해주신광사개판海州神光寺開板’으로 되어 있는 책이 남아 있는데, 행오幸悟 등이 변상도와 함께 언해를 붙여 1697년(숙종 23, 강희 36년)에 황해도에서 간행한 것이다. 다만 『석보상절』(1447)의 권21과 『월인석보』(1459)의 권19, 그리고 『법화경언해』(1463) 권7에 실려 있는 「관세음보살보문품」이 상호 연관을 가지고 언해가 되었음에 비해 1697년에 간행된 『묘법연화경관세음보살보문품』은 앞선 책들과의 영향 관계가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는 차이를 보인다. 번역 방식과 표기, 어휘 등의 언어 사실에 있어 전혀 새로운 문헌인바 같은 원전의 내용을 저본으로 한 언해본으로서 국어사의 관점에서 비교 연구의 대상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