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방구는 아니지만, 여기 1권의 ‘공책’이 있습니다. 공책은 1권이지만, 사실은 5명이 함께 썼습니다. 5명은, 한 권의 공책에다가 ‘따로, 또 같이’ 활동하며 든 생각들을 담았습니다. 그래서, 공책은 한 권이지만, 사실은 다섯 권입니다.
공책 1권은 이 공책을 왜 만들었으며, 어떻게 만들었는지에 대한 과정을 담았습니다. ‘공’상이 상상이 되고 글이 되고 ‘책’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기록으로 담아봤습니다. 이 책의 저자들 중에서 유일하게 나이가 10대가 아닌 사람이 썼습니다. 가장 재미없게 썼지만, 이런 공책을 만드는데 관심이 있는 저와 같은 보통사람이 따라서 해보는데 참고가 되기를 바라며 썼습니다.
공책 2권은 고3이지만, 책 만들기 동아리를 제안하고 입시를 코앞에 두고도 1년 동안 빠짐없이 성실하게 동아리활동을 해나간 권순호 학생이 썼습니다. 그 동안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생태와 환경에 대해 관찰하고 느꼈던 것들을 기사의 형식으로 담았습니다. 저자는 대한민국에서 고3이 이렇게 살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 생태와 환경탐사를 좋아하는 학생입니다. 이 개성적인 고3 학생이 그 동안 틈틈이 눈에 담고, 직접 사진촬영하고, 글로 풀어낸 것들을 함께 바라보며, 여러분이 느끼고 생각하는 생태와 환경에 대한 생각을 나눠보길 권해봅니다.
공책 3권은 권지헌 학생이 집필했습니다. 사실, 지헌이는 청각 장애가 있습니다. 장애를 가진 학생의 입장에서 느끼는 경험들은 때론 우리가 살아가는 곳에서 ‘이방인’같이 느끼기도 하지만, 우리 모두 또한 저마다의 삶에서 모두가 ‘이방인’일지도 모릅니다. 인공 와우 수술을 경험한 지헌이의 사색이 돋보이는 글을 읽으며, 우리가 내 주변과 우리 사회로부터 그 동안 관심 갖고 듣지 못했던 것들을 떠올려보길 기대합니다. 동아리부장으로 늘 씩씩하고 책임감 있는 모습으로 우리에게 모범을 보이는 그의 오늘보다 내일을 더 궁금해하며.
공책 4권은 작년에 중딩이었던 고딩학생이 쓴 글입니다. 김민제가 쓴 시나리오는 처음에는 이해하기 힘든 독특한 내용을 담고 있었습니다. 사실, 같은 동아리원들도 이 시나리오 자체가 과연 완성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으로 함께 고민했던 것 같습니다. 워낙 방대한 내용과 저자만의 독특하고 심오한 주제를 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책쓰기 과정에서 정작 가장 먼저 글을 완성해내는 것은 민제였습니다. 그만큼 몰입했다는 뜻이겠지요? 이 친구가 담아내는 이야기 속 주제를 해석하기 이전에, 이 친구의 이야기를 머리속에 그저 상상하고 공상해보면 어떨까요?
공책 5권은 소설입니다. 고1 박희인 학생이 쓴 작품으로, 우리 시대 가장 뜨거운 차별에 대한 이슈를 담고 있습니다. 학교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소설을 읽으며, 나와 내 주변의 편견과 차별, 아픔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았으면 합니다. 어쩌면 우리 이야기일 테니까요.
1권부터 5권까지의 저자들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종이책으로는 모두가 이 책이 첫작품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만큼 설레기도 했지만, 두려운 도전이었음을 고백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제 오늘 첫작품집을 내며, 후에 저마다의 1권의 완성된 작품으로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할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가 0에서 시작하여, 0책(공책)이 되었듯, 여러분의 ‘공’상과 상상들이 또 다른 ‘책’으로 만들어질 그날을 응원합니다. 여기, 1권 같은 5권, 5권 같은 1권으로 이뤄진, ‘공책’을 여러분께 선물합니다. 즐겁게 읽어주시고 응원해주시길.
- 공책들 일동
Contents
머리말 7
공책 제1권 [동아리 운영기] 우리들의 ‘공책’쓰기 _한광수 09
1장. 왜 만들었나? 11
2장. 어떻게 운영했나? 13
동아리운영계획 짜기(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 13
본보기책 고르기 22
책 추진계획서 쓰기 28
집필하기 및 함께 나누기 33
자료 공유 및 표지 디자인, 책 출판 38
3장. 무엇을 남겼나? 49
공책 제2권 [기사] 사람 사는 이야기 _권순호 51
1장 #파주 편 53
파주 민간인 통제구역, 그리고 외래식물들의 번성 53
기러기가 곧 도착합니다 57
2장 #도시 편 64
올림픽공원에서 전하는 참매미의 텔레파시 64
창문부터 고민하는 상생 : 조류 유리창 충돌사고 줄이기 74
3장 #학교와 집 주변 편 80
반딧불이와 귀화식물 : 보존과 관리, 그 간극과 모순 80
'생태연못 만들기' 에 실패한 창창한 생태주의자들에게:
어설픈 우리 학교의 생태연못, 그래서 정리한 생태연못 89
조성부터 관리까지! - 살생(殺生) 말고, 상생(相生)을!
도심에서 출몰하는 야생동물의 고충을 짐작하다 113
4장 #다른 지역을 다니며 128
제주 곶자왈, 갈등에서 공생까지 128
편리가 배제돼야 지킬 수 있다
생물다양성의 보고 :
설악산에 케이블카가 설치돼서는 안 되는 이유 135
작가의 말 149
공책 3권 [수필] 별을 따라간 이방인 _권지헌 149
1장 세상에 내던져진 삶과 하나의 의문 151
2장 별을 따라간 이방인 155
3장 상념 1 168
4장 상념 2 172
5장 결국은, 이방인 181
1장 3월 290
2장 전학생 297
3장 마와 함께 305
4장 수학여행 320
작가의 말 336
[부록] 공책 소개 337
공책들 소개 338
도움주신 분들과 책들 340
Author
권순호,권지헌,김민제,박희인,한광수
동아리 최초 설립계획 발표자, 이우고등학교 3학년, 「사람 사는 이야기」 집필. 이우고등학교 3학년 재학생이다. 기존 동아리가 없는 가운데, 책 만들기 동아리 운영계획을 신입생들 앞에서 발표하였다. 그가 있었기에 신입생이 들어올 수 있었고, 동아리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 생태에 관심이 많아, 다음 꽃 검색 오류를 잡아내기도 하고, 환경 관련 미디어에 글도 꾸준히 발표하고 상도 받았다고 한다. 학교에 그의 첫 제안으로 생태정원도 만들었다고 하니, 이쯤 되면, 그 분야에 미친 사람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생태 조경전문가를 꿈꾸지만, 평소 행실은 개그맨에 더 가깝다. 고3이지만, 100% 출석하려 노력하는 열정을 가지고 있지만, 돈 계산에 약해 총무 역할은 부실하다. 하지만, 늘 우리들의 철없는 최고참 멋진 선배 역할을 오늘도 담당하고 있다.
동아리 최초 설립계획 발표자, 이우고등학교 3학년, 「사람 사는 이야기」 집필. 이우고등학교 3학년 재학생이다. 기존 동아리가 없는 가운데, 책 만들기 동아리 운영계획을 신입생들 앞에서 발표하였다. 그가 있었기에 신입생이 들어올 수 있었고, 동아리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 생태에 관심이 많아, 다음 꽃 검색 오류를 잡아내기도 하고, 환경 관련 미디어에 글도 꾸준히 발표하고 상도 받았다고 한다. 학교에 그의 첫 제안으로 생태정원도 만들었다고 하니, 이쯤 되면, 그 분야에 미친 사람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생태 조경전문가를 꿈꾸지만, 평소 행실은 개그맨에 더 가깝다. 고3이지만, 100% 출석하려 노력하는 열정을 가지고 있지만, 돈 계산에 약해 총무 역할은 부실하다. 하지만, 늘 우리들의 철없는 최고참 멋진 선배 역할을 오늘도 담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