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외전(韓詩外傳』은 서한(西漢)시대 초기(初期)에 연(燕)지역의 학자인 한영(韓?) (?~?)이 남긴 저술로, 고사(古事)를 소개하는 방식을 취하며, 주로 『시경(詩經)』 등의 구절을 말미에 인용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리는 형식을 보이고 있다.
전통적인 『시경』 학습방법을 따라 주자(朱子)에 의해 정리된 『시경』을 위주로 하여 배운 고전적인 학습자의 경우에는 『모시(毛詩)』만 해도 대단한 고형(古形)의 텍스트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이 『한시외전』은 『모시』보다도 더 이전에 융성했던 『노시(魯詩)』, 『제시(齊詩)』, 『한시(韓詩)』의 존재를 증거하는 중요한 자료이므로, 『시경』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를 위해서 이를 숙지할 필요와 가치가 있다. 특히, 이는 『모시』의 구절에서 특정 시어를 왜 다른 글자로 읽어도 무방한지 그 이유를 해명해 주거나, 특정 구절에 대한 해석이 다양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하기도 한다.
물론 『노시』, 『제시』, 『한시』는 오래전에 일실되어 그 전모를 알 수는 없다. 하지만 그 구절구절의 자투리는 여러 곳에 남아 전하고 있어서, 청나라 말기 왕선겸(王先謙) (1842~1917)은 이를 모으고 정리하여 『시삼가의집소(詩三家義集疏)』같은 명저를 남기기까지 했다. 이 책 역시 낙수(落穗)를 모은 것이라 여러모로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에 『시경』과 관련한 풍부한 자료를 남기고 있는 『한시외전』은 자료적 측면에서도 매우 각별하여, 『시경』 이해를 둘러싼 이러한 사정에 요긴한 보탬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