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재집』은 박규수(朴珪壽, 1807~1877)의 문집이다. 박규수는 연암 박지원(朴趾源)의 손자로, 19세기 역사적 격변기의 한가운데서 활동한 실학자이자 개화사상의 선구자이다. 본관은 반남(潘南), 자는 환경(桓卿), 호는 환재(?齋), 시호는 문익(文翼)이다. 1848년 5월 문과에 급제해 벼슬길에 나선 이후 평안도 관찰사?대제학?우의정 등 고위 관직을 역임하였다. 안동 김씨 세도 정권을 뒤흔든 진주농민항쟁(1862), 최초의 대미 교섭과 무력 충돌을 야기한 제너럴셔먼호 사건(1866), 전면적 대외개방을 초래한 일본과의 강화도 조약 체결(1876) 등 민족사의 향방을 결정지은 중대한 사건들에 깊숙이 관여했다. 1861년과 1872년 두 차례에 걸친 연행을 통해 중국 인사들과 널리 교분을 맺었고, 이를 통해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급변하는 세계정세에 대해 식견을 넓혔다. 영?정조시대 실학의 성과를 충실히 계승하여 당대의 문학과 사상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쳤으며, 김윤식?김홍집?유길준 등 개화운동을 주도한 인물들이 그의 문하에서 배출되었다. 『환재집』에는 역사적 격변기에 대응한 그의 사상과 정치적 활동을 알려주는 중요한 자료들이 오롯이 담겨 있으며, 아울러 당대의 뛰어난 시인이자 문장가로서의 면모도 여실히 드러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