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는 중국 문화의 정화이자 중국 문학의 최고봉이다. 루쉰은 “모든 좋은 시는 당대에 지어졌다”라고 말했고, 왕안석은 “세상의 좋은 언어는 두보가 이미 다 말했다”라고 했다. 당대는 정형시와 고체시가 완비되고, 백거이, 두보, 이백 등 뛰어난 시인이 출현하고, 시파가 형성되고, 높은 예술적 성취를 이룬 시의 고조기로 현재 전하는 당시만 해도 5만 수에 이른다. 이러한 당시의 전모를 파악할 수 있는 선집인 『당시별재집』이 6년이라는 번역 기간을 거쳐 드디어 그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선집을 꼽을 때, 일반적으로 한국에서는 『당시삼백수』, 일본에서는 『당시선』을 거론하지만 이 선집들은 선정된 시가 삼백 수에서 사백 수 정도에 불과하다. 즉 당시의 대표작만을 모은 선집인 것이다. 이에 비해 『당시별재집』은 심덕잠이 기왕의 선집이 지닌 장점을 비판적으로 흡수한 후 자신만의 뚜렷한 시관에 따라 당시의 명작 이천 수를 망라한 평생의 역작으로 시의 형식과 제재에 걸쳐 일정한 규모를 갖추면서 당시의 전모를 비교적 완정하게 알려주는 선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