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화두 중 하나는 단연코 ‘할머니’가 아닐까 싶다. 배우 윤여정(75세)이 얼마 전 영화 [미나리]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했고, 그전부터 영화뿐 아니라 [윤식당] [윤스테이] 등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솔직한 입담과 당당하고 유연한 사고방식으로 전 세대 많은 이들로부터 사랑을 받아온 터여서 그간 노인에 대한 안 좋았던 인식도 기존과는 비할 데 없이 좋아졌다고 생각한다. 우연의 일치인지 만화에서도 이와 같은 무시무시한(?) 저력을 과시하는 캐릭터가 있었으니 바로 『오늘도 킬러는 할머니를 죽이지 못한다』의 주연 노자와 마코토(77세)가 그 주인공이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이 만화는, 베일에 싸인 이유로 인해 조직의 제거 대상이 돼버린 할머니(노자와 마코토)와 그를 제거하기 위해 고용된 킬러들 이야기다. 하지만 보내오는 킬러마다 할머니의 가공할 전투력에 맥없이 패하고 어이없게도 개과천선하는 킬러까지 생겨난다. 킬러들은 현실적으로 있을 수 없는 할머니의 실력에 최신 과학이론 등을 들먹이며 스스로를 합리화하는 이른바 ‘설명쟁이’가 되기도 한다. 놀라운 것은 극중에서 킬러도 할머니도 너무나도 진지한데 시쳇말로 “핵웃기다”는 점이다. 또한 할머니는 카레에 대한 애정이 남달라 카레를 모욕하는 자는 절대 용서하지 않는다는 점도 유머 코드를 극대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시시각각 킬러를 보내오는 조직 등, 주변 인물들과 주인공과의 관계 또한 속권을 통해 서서히 밝혀지게 되니 스토리면으로 볼 때 에피소드 위주 진행의 단점도 극복했다는 점은 칭찬할 만하다. 사회적으로 어렵고 힘든 이때 오랜만에 개성 있고 재미있는 액션만화가 등장했으니 이 작품을 통해 웃음의 갈증을 해갈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