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칭 탈냉전 1990-2020

평화로 가는 좁은 회랑에 새긴 남북관계 3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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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cation Date 2023/08/25
Pages/Weight/Size 145*220*30mm
ISBN 9791192988276
Categories 사회 정치 > 정치/외교
Description
한소수교에서 하노이 노딜까지,
UN 동시가입에서 남북정상회담까지―
42개 장면으로 보는 남북관계사 1990-2020


우리가 사는 ‘한반도의 질서’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질문을 조금 연장해보자. 남과 북의 관계가 냉온탕을 끝없이 오가며 풀릴 듯, 도무지 풀리지 않는 까닭은 무엇일까?

질문에 답하기 위해 이 책은 ‘비대칭 탈냉전’이라는 렌즈로 1990-2020년의 남북관계사를 돌아본다. 1990년은 ‘탈냉전’이라는 이름의 대전환, 즉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주도한 세계 냉전질서와 그 위에 놓인 한반도 분단체제에 일대 격변이 벌어진 때다. 이 해를 전후로 동·서독이 통일하고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들이 연쇄적 체제전환을 맞았다.

반면 한반도에서의 탈냉전은 사뭇 다른 양상으로 전개된다. ‘소련·중국(사회주의 진영)과 국교를 맺은 한국 대 미국·일본(자유주의 진영)과 수교에 실패하며 홀로 고립된 북한’이라는 비대칭적 탈냉전이 그것이다. 이 책은 이러한 ‘기울어진 탈냉전’을 바느실로 1990-2020년 남북 사이의 결정적 사건 42개를 한데 엮는다. 이를 통해 남북관계 30년을 한눈에 보여주는 동시에 그 안에 숨은 맥락(남북의 불신과 북미 간 적대, 북핵문제의 근원과 해법, 한반도 평화에 대한 미국의 본심)을 포착해 한반도 분단사를 입체적으로 인식하는 안목을 선사한다.

당대 최고의 군사전략가인 동시에 노태우 정부(1988-1993) 시기 남북회담의 주역이자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1998-2008, 2017-2022)로 이어지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설계자인 임동원 전 통일부장관은 이 책을 ‘남북실록’으로 평가한다. 실록의 집필자 이제훈은 남북관계의 현장을 빠짐없이 목격하고 기록해온 30년차 저널리스트이자 그 관심과 고민을 학문의 영역으로 확장해온 북한학자다.

그의 시각은 보수와 진보를 아우른다. 남북 공존과 평화라는 이상을 위해 무엇보다 사실과 현실에 천착한다는 점에서 어떤 보수보다 보수적이며, 어렵사리 움튼 평화가 매번 뿌리내리지 못하고 짓밟히는 역사에 가슴 아파하면서도 결코 절망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 누구보다 진보적이다. 이런 균형에 힘입어 이 책은 신실한 민족주의자가 아니어도 남북통일에 동의할 수 있음을 일깨운다. 이재에 밝은 시장주의자일수록 남북경협의 적극적 지지자가 될 수 있음을 설파한다. 그리하여 이 책은 남북관계 30년을 먹기 좋게 정리한 역사교양서인 동시에, 좌우 이념과 무관하게 평화로운 일상을 바라는 한반도 주민 모두를 위한 공존의 길잡이다.
Contents
천사
여는 글: 정전 70년, 다섯 번째 ‘평화의 파도’를 기다리며

1부 비대칭 탈냉전과 한 민족 두 국가의 시작 1990-1997

1 한소수교와 사라진 핵우산
2 남북한 UN 동시·분리 가입
3 하나와 둘 사이의 희비극, 남북기본합의서 ①
4 김일성은 만세 부르고 김영철이 투덜거린 까닭은? 남북기본합의서 ②
5 남북교류협력법, 분단사의 분수령
깊이 읽기 1989년 평양의 문익환과 황석영, 그리고 임수경
6 1992년 대선과 ‘훈령 조작 사건’
7 북핵문제, 미국이 남북관계에 심은 트로이목마
8 “한반도에 미군 있어야” 김정일의 파격 제안 걷어찬 미국
9 북일관계 정상화, 미국은 왜 두 차례나 틀어막았나?
10 한중수교, 동북아의 근본을 재편하다
11 북한이 던진 90일 시한의 ‘핵폭탄’,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12 벼랑에서 추는 춤, 공갈과 협상의 앙상블
깊이 읽기 푸에블로호 사건, 북미관계 이상한 공식의 기원
13 벼랑 끝에서 열린 공존의 문, 북미 제네바 기본합의
14 김일성의 죽음, 근친증오의 폭발
깊이 읽기 김영삼 정부의 대북정책, ‘귀동냥 외교’의 악몽

2부 좁디좁은 평화의 회랑으로 1998-2007

1 김대중, ‘고난의 행군’ 북에 손을 내밀다
2 금강산관광, 어느 실향민의 수구초심
3 “김정일이 어떤 인물인지 알아오시오”
4 적대에서 악수를 거쳐 포옹으로, 사상 첫 남북정상회담 ①
5 김대중-김정일의 합창, “통일은 과정이다” 사상 첫 남북정상회담 ②
6 개성공단, 남북협력의 가장 높고 넓은 고원
7 조선인민군 서열 1위, 워싱턴에 가다
8 역사에 가정은 없다지만…김정일-클린턴 북미정상회담 좌초
9 “북한은 악의 축” 부시와 네오콘의 도발
10 미국은 왜 2차 핵위기를 만들었나?
11 6자회담, 미국의 회피와 중재자 중국의 출현
12 9·19 공동성명, 한중 협력외교와 동북아 탈냉전 청사진
13 네오콘의 BDA 제재, 핵실험을 부르다
깊이 읽기 미국의 대북정책, 민주당과 공화당은 얼마나 다를까?
14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노무현-김정일이 벼린 평화번영의 꿈
15 포기할 수 없는 꿈, 한반도 종단 철도·도로
깊이 읽기 미국은 왜 남북연결사업에 비협조적일까?

3부 10년의 겨울과 2년의 봄 2008-2020

1 이명박 정부의 대북강경책과 북한붕괴론
2 금강산관광 10년과 멈춰 선 미래
3 김정일의 죽음, 관계회복 기회를 걷어찬 한국
4 서해 북방한계선(NLL), 한반도의 화약고
5 개성공단의 성민과 숙희들
6 누가 통일을 만드는 공장을 살해했나? 개성공단 폐쇄
7 김정은의 병진노선, 핵실험과 제재의 악순환
8 김정은의 ‘평양시간’과 우리 국가제일주의
9 전쟁위기에서 피어난 평화의 꽃, 평창올림픽
깊이 읽기 남북 화해·협력의 마중물, TEAM KOREA
10 문재인·김정은의 외침, “이제 전쟁은 없다” 2018 남북정상회담 ①
11 6·12 북미공동성명, 김정은·트럼프+문재인의 탈냉전 설계도
12 트럼프의 변심, 하노이의 저주
깊이 읽기 북한에도 강경파-온건파 갈등이 있을까?
13 희망은 절망보다 힘이 세다, 2018 남북정상회담 ②

닫는 글: 남북미중 4자회담으로 ‘평화체제’의 문을 열자
Author
이제훈
한국과 일본이 다시 대사급 외교관계를 맺고 한국군이 베트남에 돈 벌러 가서 죽고 죽이던 1965년 가을 세상에 나왔다. 1993년 가을 《한겨레신문》 기자가 됐다. 1998년 11월 첫 금강산관광 취재를 마치고 돌아오는 배에서 ‘분단 한반도’ 취재·연구를 필생의 업으로 삼았다. 금강산관광·개성공단 사업의 시작과 중단, 다섯 차례의 남북정상회담, 여섯 차례의 북한 핵실험, 김정일의 죽음과 김정은의 ‘3세 승계’, 두 차례의 북미정상회담, 첫 남북미 정상회동 등을 현장에서 목격하고 기록했다. 반전·반핵·평화의 한반도와 남북 8000만 시민·인민의 평화로운 일상을 꿈꾼다.

한국사회의 심부에 ‘북한문제’라 불리는 식민·전쟁·분단의 상처가 뱀처럼 똬리를 틀고 있다는 걸 아프게 느낀다. 하염없이 후진 일이 많은데, 신기하게 세상의 슬픔이 잘 보였다. ‘낮은 곳’에선 세상의 민낯을 더 잘 볼 수 있다. 안다. ‘낮은 곳’에서 세상을 보려 했지만 국적·지역·젠더·학력 차별의 양지에서만 살아왔다는 사실을. 시민·기자로서 이런 치명적인 약점을 극복하려 애쓰고 있다.

《한겨레》 정치부 통일외교팀의 선임기자다. 《한겨레》 편집국장과 《한겨레21》 편집장, 한겨레신문사 노동조합장과 사주조합장 등을 지냈다. 서울대에서 사회학을 공부했고, 북한대학원대학교에서 〈‘제2차 북핵위기’ 발발 원인에 관한 연구〉(2008)로 석사학위를, 〈노태우 정부의 북방정책과 비대칭적 탈냉전〉(2016)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통일은 과정이다》(서해문집, 2015)와 《북한학의 새로운 시각: 열 가지 질문과 대답》(역사인, 2018) 《대전환시대, 한반도 평화의 새로운 길》(오름, 2022) 등에 공저자로 참여했고, 《코리안 엔드게임》(삼인, 2003) 등을 공역했다
한국과 일본이 다시 대사급 외교관계를 맺고 한국군이 베트남에 돈 벌러 가서 죽고 죽이던 1965년 가을 세상에 나왔다. 1993년 가을 《한겨레신문》 기자가 됐다. 1998년 11월 첫 금강산관광 취재를 마치고 돌아오는 배에서 ‘분단 한반도’ 취재·연구를 필생의 업으로 삼았다. 금강산관광·개성공단 사업의 시작과 중단, 다섯 차례의 남북정상회담, 여섯 차례의 북한 핵실험, 김정일의 죽음과 김정은의 ‘3세 승계’, 두 차례의 북미정상회담, 첫 남북미 정상회동 등을 현장에서 목격하고 기록했다. 반전·반핵·평화의 한반도와 남북 8000만 시민·인민의 평화로운 일상을 꿈꾼다.

한국사회의 심부에 ‘북한문제’라 불리는 식민·전쟁·분단의 상처가 뱀처럼 똬리를 틀고 있다는 걸 아프게 느낀다. 하염없이 후진 일이 많은데, 신기하게 세상의 슬픔이 잘 보였다. ‘낮은 곳’에선 세상의 민낯을 더 잘 볼 수 있다. 안다. ‘낮은 곳’에서 세상을 보려 했지만 국적·지역·젠더·학력 차별의 양지에서만 살아왔다는 사실을. 시민·기자로서 이런 치명적인 약점을 극복하려 애쓰고 있다.

《한겨레》 정치부 통일외교팀의 선임기자다. 《한겨레》 편집국장과 《한겨레21》 편집장, 한겨레신문사 노동조합장과 사주조합장 등을 지냈다. 서울대에서 사회학을 공부했고, 북한대학원대학교에서 〈‘제2차 북핵위기’ 발발 원인에 관한 연구〉(2008)로 석사학위를, 〈노태우 정부의 북방정책과 비대칭적 탈냉전〉(2016)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통일은 과정이다》(서해문집, 2015)와 《북한학의 새로운 시각: 열 가지 질문과 대답》(역사인, 2018) 《대전환시대, 한반도 평화의 새로운 길》(오름, 2022) 등에 공저자로 참여했고, 《코리안 엔드게임》(삼인, 2003) 등을 공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