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불안감이 서서히 확산되는 와중에 터져 나온 신천지 발 집단 감염 사태, 기름에 불을 붙인 듯 전국을 공포의 도가니로 들끓게 만든 대유행의 과정은 참담했다. 혹시나 하는 불안한 마음에 외출도 극도로 자제하고 텔레비전과 스마트폰에서 쏟아내는 뉴스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생활이 반복될수록 공포감은 더욱 커져가고, 타인과는 눈도 마주치기 거북할 정도의 불신으로 사람을 기피하게 만들었다. 그러면서도 움츠리고 피하는 것 외에는 스스로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은 지향점 없는 불만만 쌓이게 하였다. 이 재앙을 불러일으킨 주범은 물론 코로나 바이러스다. 그렇다면 한 걸음 더 들어가 우리 인식 속에 불안과 불신 그리고 불만이라는 ‘3불 코드’를 각인시켜준 종범이 있다면 누구일까?
지금으로부터 100여 년 전인 1918년, 세계를 공포로 휩쓴 스페인 독감, 일제강점기하에서 오늘 날과 비교하면 위생 관념도 부족하고, 변변한 의약품이나 의료 기관조차도 없고, 조선인들을 위한 적극적인 방역 조치도 없었을 것이 뻔했을 그 때, 스페인 독감이라는 재앙에 직면해 우리 민중들은 얼마나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이를 어떻게 헤쳐 나갔을까?
비록 100년이라는 시차는 있지만 ‘닮은 듯 다른’ 코로나19와 스페인 독감이라는 팬데믹의 진행 과정을 파악하자면 기록, 즉 언론 보도를 통해 알 수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갖고 대전충남민주언론시민연합은 미증유의 재난적 상황에서 “과연 언론이 제 역할을 다 하였는가?”라는 물음으로 이 책을 기획하게 되었다.
중국 우한에서 첫 환자가 나온 2019년 12월31일부터 2021년 9월말까지 쏟아져 나온 180만 건에 이르는 코로나19 보도들과 일제 치하 총독부의 기관지로 조선인들을 독자 대상으로 한 유일한 신문이었던 [매일신보]의 2018년부터 2021년까지의 스페인 독감 기사를 전수 분석, 비평하며 ‘언론은 방역의 조력자인가, 훼방꾼인가?’라는 의문을 던진다.
이 책은 단순한 보도 비평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코로나19와 스페인 독감의 진행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한 자료적 가치로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특히 일제 강점기 식민지 조선 민중의 44%가 감염되어 0.8%의 인구를 사망에 이르게 한 최악의 재앙이었음에도 이제는 잊혀져버린 옛날 일로 파묻힌 스페인 독감을 당시의 신문 보도를 통해 생생하게 되살려 낸 것은 과거 어느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귀중한 사료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Contents
제1장 팬데믹의 진행
1절 코로나19 발생으로부터 ‘위드 코로나’까지
2절 스페인 독감의 유행과 종식
제2장 코로나19 팬데믹과 언론 보도
1절 진행 시기별 보도의 특징
무지한 상태에서 마주한 팬데믹
방역은 과학인가, 정치인가?
이념 앞에는 바이러스도 무서울 것 없다
백신 접종도 진영 논리에 따라
2절 코로나19 보도 경향과 문제점
정쟁에 발목 잡힌 방역
가벼운 보도, 무거운 책임
혐오 부추기기와 동조적 경향
보도의 이중성
제3장 스페인 독감 보도
정부도 없고 방역도 없다
조선인 차별하는 방역보도
매일 반복되는 사망자 숫자 보도
부정확하거나 미확인된 보도
허위보도, 왜곡보도
위기와 공포조장
감성조장 슬픔강조
감염병 국면을 풍자하는 희화화
그 와중에 일제 찬양
제4장 1백년의 간극, 팬데믹과 언론
스페인 독감과 코로나19 보도의 문제점 비교
언론의 영원한 숙제
언론윤리의 회복을 위하여
Author
김영호,우희창
1982년부터 34년간 우석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은퇴하여 현재는 명예교수다. 연세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한양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현대사회와 지역언론」(1995), 「방송심의」(2014) 등의 저서 및 공저와 다수의 논문 등을 발표하였다. 호남언론학회 회장(1994), 지역언론연구회 회장(1997) 등으로 학회 활동을 하는 한편 학문적 관심의 구체적 실현을 위해 지역언론개혁연대 상임 대표(2003),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위원장(2007), 충청남도 지역미디어발전위원회 위원장(2013) 등을 역임하였다.
1982년부터 34년간 우석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은퇴하여 현재는 명예교수다. 연세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한양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현대사회와 지역언론」(1995), 「방송심의」(2014) 등의 저서 및 공저와 다수의 논문 등을 발표하였다. 호남언론학회 회장(1994), 지역언론연구회 회장(1997) 등으로 학회 활동을 하는 한편 학문적 관심의 구체적 실현을 위해 지역언론개혁연대 상임 대표(2003),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위원장(2007), 충청남도 지역미디어발전위원회 위원장(2013) 등을 역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