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19세기 전반 경상우도 출신 주요 학자들의 전기자료를 번역하고 인물해제를 붙여 편찬한 것이다. 경상우도 지역은 남명학파의 본거지로서 17세기 중반까지는 그 학맥이 지속되었으나, 인조반정 이후 남명학파 인물들이 정치적으로 몰락함으로써 학파가 와해되었다. 경상우도 지역은 19세기 후반 다양한 성향의 학문집단이 공존하면서 활발하게 학술토론을 하던 곳이다. 또한 성호학맥이 허전을 통해 전파됨으로써 현실세계에서의 실제적인 일에 중점을 둔 학문정신이 새롭게 고취되었다.
이런 점에서 19세기 후반 경상우도 지역은 다른 지역에서 자기 학통의 설만을 고수하고 있던 분위기와는 달리 매우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었으며, 다양한 사상을 융합하고 통섭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따라서 19세기 이 지역 학자들의 사상이 비록 개화를 주장하는 쪽으로 나아가지는 못했지만, 성리학적 내부에서 현실세계의 변화에 대응하며 자기 사상 체계를 새롭게 구축하려 한 측면은 눈 여겨볼 필요가 있다. 19세기 경상우도 출신 학자 중 42인을 추려 문집과 더불어 생애를 기록한 전기자료를 한데 모아놓아 관련 인물들의 교유, 활동사항을 비교고찰할 수 있도록 하였다.
Contents
책머리에
주자와 퇴계의 적결(的訣)을 얻다
도산ㆍ옥산ㆍ덕산에 도학의 성대함이 있구나
강우지역의 문풍을 일으키다
몸과 이름을 온전히 하여 아름다운 명성을 남기다
오직 의리 안에서 마음이 편안하였네
덕과 재주와 문장은 선조를 계승했네
혼란의 시대에 효제로 일관한 삶
이 사람이 진정한 사대부일세
주자를 계승하고 퇴계를 ?받으리
성(誠)ㆍ경(敬)ㆍ화(和) 세 글자를 새겨 차고 다니다
지은 글 폐기하여 사단을 막으려 했네
통달과 박학으로 한 지역의 영수가 되었네
노사(盧沙)의 학문을 영남에서 창도하였네
선현들의 유허를 보존하려 노력하다
사교(邪敎)를 물리치고 정도(正道)를 엄격히 지켰네
임종에도 정신은 또렷하였네
서책 속의 어진 스승을 믿고 나아갈 뿐
단성민란 때 백성의 편에 서다
의리를 지키고 도리를 바로잡다
저술은 적으나 천년은 전해지겠지
처신을 살펴보고 길흉을 상고하여 단안을 내리다
젊어서는 훌륭한 자제 늙어서는 어진 부형
진정 나라르 빛낼 글솜씨로다
관대하고 후덕한 장자
출사표 던져 마음을 보존하다
뱃속에 품은 장서 고인에 가깝네
사의절요를 간행하다
퇴계 통해 주자에 이르고 정자 통해 공자에 다가가다
학문은 안연처럼 행실은 증자처럼
성인의 학문은 리(理)를 밝히는 것이라네
체와 용을 모두 갖춘 제목
곤궁해도 의를 잃지 않았네
스승과 형제와 벗을 통해 공을 알 수 있다네
삼한의 인물을 드러내다
선현의 가르침 국난 속에서 실천하였네
한때의 자신을 굽혀 백대의 도를 펴다
아는 것 없다는 이가 진정 아는 자로다
그 학문 정밀하고 심오하였네
강직하여 아첨함이 없었네
옛날의 소학동자를 지금 다시 볼 수 있다네
정도(正道)를 부지하고 (邪道)를 물리치다
숭정학(崇正學) 세 글자를 보여 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