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공동체는 어떤 원리·기준·이념, 즉 어떤 동일성들을 전제하지 않고서는 생각될 수 없는가? 왜 공동체는 항상 내재(內在)주의적이어야만, 전체주의적이어야만 하는가? 이러한 이시대의 질문에 대해 조르주 바타유에 대한 해석을 거쳐 동일성 지배 바깥의 공동체, 즉 조직·기관·이데올로기 바깥의 ‘공동체 없는 공동체’에 대한 사유를 명확히 제시한 장-뤽 낭시의 논문 「무위(無爲)의 공동체」에 대한 응답으로 씌어진 모리스 블랑쇼의 「밝힐 수 없는 공동체」와 그에 대한 낭시의 재응답인 「마주한 공동체」를 함께 싣고 있다. 블랑쇼와 낭시는 의도적·강압적으로 조직화된 공동체에서 배제되어온 ‘공동의 영역’을 소통의 가능성과 함께 탐색한다.
중심의 부재 또는 빈 중심으로 현시되는 역설적이고 ‘밝힐 수 없는 공동체,’ 내재주의와 전체주의를 넘어서 있으며 전체의 고정된 계획을 갖고 있지 않은 공동체에 대한 가능성을 프랑스 철학계의 두 거목이 함께 모색하는 이 책은 20세기 이후 ‘공동체’와 ‘우리’의 관계에 대해 가장 급진적이며 멀리 나아간 논의를 담고 있는 우리 시대의 명저이다.
Contents
옮긴이 서문
밝힐 수 없는 공동체_모리스 블랑쇼
I. 부정(否定)의 공동체
II. 연인들의 공동체
옮긴이 해설 모리스 블랑쇼, 얼굴 없는 “사제”
마주한 공동체_장-뤽 낭시
옮긴이 해설 장-뤽 낭시와 공유, 소통에 대한 물음
부록 블랑쇼의 죽음
영원한 증인_자크 데리다
인간 블랑쇼에게 표하는 경의_장-뤽 낭시
모리스 블랑쇼·장-뤽 낭시 연보
모리스 블랑쇼·장-뤽 낭시 저서 목록
1907년 프랑스 켕 출생. 2003년 이블린에서 사망. 젊은 시절 몇 년간 저널리스트로 활동한 것 이외에는 평생 모든 공식 활동으로부터 물러나 글쓰기에 전념하였다. 작가이자 사상가로서 철학 · 문학비평 · 소설의 영역에서 방대한 양의 글을 남겼다. 문학의 영역에서는 말라르메를 전후로 하는 거의 모든 전위적 문학의 흐름에 대해 깊고 독창적인 성찰을 보여 주었고, 또한 후기에는 철학적 시론과 픽션의 경계를 뛰어넘는 독특한 스타일의 문학작품을 창조했다. 철학의 영역에서 그는 존재의 한계 · 부재에 대한 급진적 사유를 대변하고 있으며, 한 세대 이후의 여러 사상가들에게 큰 영향을 주는 동시에 그들과 적지 않은 점에서 여러 문제들을 공유했다.
주요 저서로는 『토마 알 수 없는 자』, 『죽음의 선고』, 『원하던 순간에』, 『문학의 공간』, 『도래할 책』, 『무한한 대화』, 『우정』, 『저 너머로의 발걸음』, 『카오스의 글쓰기』, 『나의 죽음의 순간』, 『기다림 망각』『정치평론』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