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라니의 [암묵적 영역]은 서문을 쓴 센Sen이 소개하듯이 “우리가 사는 세계를 근원적으로 파악하고 이해하는 데 크게 기여하는” 책이다. 그의 ‘암묵지’ 또는 ‘암묵적 지식’의 개념은 우리의 인식 영역이 고착화되지 않고 확장되며 스스로 사고를 반전할 계기를 마련해 준다. 지금으로부터 약 50년 전인 1966년에 출간되었지만, 이 책이 세상에 다시 나와야 하는 이유이다.
이 책의 중요성과 학문적 위상, 폴라니의 학문적 여정과 인류문명에 기여한 바는 센의 서문에 비교적 상세하게 소개되어 역자가 달리 소개할 필요가 없다. 그럼에도 본서를 번역하게 된 몇 가지 사유가 있다. 첫째, 이 책은 폴라니의 방대한 저술 중에서 가장 양이 작으면서도 그의 사상의 핵심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둘째, 전공과 관계없이 자신의 연구 성과를 언어로 표현해야 하는 학자들에게 미치는 실제적 효과 때문이다. 그들의 입장에서 뭔가를 명제화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을 때, 스스로를 돌이켜 자신의 편협성을 확인하는 계기를 제공해 준다. 셋째, 교육적 상황에 시사示唆하는 바가 크다. 교육을 주된 업으로 하는 역자처럼, 수업 현장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상황에 봉착했을 때, 비록 맥락은 다르지만 ‘불립문자不立文字 교외별전敎外別傳 언어도단言語道斷’일 수밖에 없는 처지를 학문적으로 파악하게 해 준다. 이 점에서 본서를 비롯한 폴라니의 몇몇 저서는 현장 교사, 교육대학과 사범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이 읽어야 할 필독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