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고통은 인간 자체를 붕괴시킨다.
허나 그런 고통일지라도 나를 붕괴시키지 못했다.
오히려 나를 집요한 인간으로 탈바꿈시켰다.
나는 과연 무엇을 위해 그 지독한 고통을 견뎌냈을까?
그녀의 복수를 위해……?
변호사로서의 자존감을 회복하기 위해……?
……아마도 그건 아니었던 것 같다.
어쩌면 내 안에 나도 모르는 어떤 흉포한 짐승이 살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고통이란 놈이 오랫동안 잠들어 있던 그 짐승을 깨워 버린 것인지도